1
조덕제 부산 감독이 13일 부산 클럽하우스에 만나 인터뷰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 | 정다워기자

[부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조덕제(55) 부산아이파크 감독은 2015년 2부리그에 있던 수원FC에 ‘막공’이라는 브랜드를 입혀 승격시켰다. 1부리그는 생각보다 험난했다. 역대 다이렉트 강등팀 중에서 가장 많은 승점을 얻고도 경쟁에서 밀려 1년 만에 내려갔다. 그리고 그는 4년 만에 다시 K리그1에 도전한다.

조 감독은 지지부진했던 부산의 승격을 견인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 감독은 수원FC에서 이루지 못한 잔류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13일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조 감독은 “냉정하게 말하면 당시 수원보다 지금 부산의 스쿼드가 더 좋다. K리그1에 잔류할 만한 전력은 된다고 본다. 저도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새 시즌을 보낼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반면 리빌딩 과정에서 작별한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 감독의 숙명이 무겁게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올시즌 부산, 그리고 조 감독의 목표는 K리그1 잔류다. 그는 “한 자릿수 순위는 하고 싶다. 그 이상으로 밀려나고 싶지는 않다. 2021년에도 1부리그에서 축구를 하겠다”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얘기했다. 쉽지 않은 과제다. 무엇보다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 감독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당시에는 조급했고 지엽적으로 모든 일을 바라봤다. 전체를 돌보지 못했던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강등의 아픔도 겪었다”라며 돌아본 후 “지금은 달라졌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대회위원장을 하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부산에서는 선수들을 더 소중하게 대하고 전체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도자로서 한층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생활하고 있다. 올해에도 여러 어려운 일이 있을 텐데 감독으로서 잘 극복하며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조 감독은 2020년에도 자신이 자부하는 막공을 펼칠 계획이다. 부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36경기서 72골을 터뜨리며 압도적인 화력을 원동력 삼아 승격했다. 조 감독은 “여전히 공격에 무게를 두는 축구를 하고 싶다. 1부리그에 올라갔다 해서 우리 색깔을 잃어버릴 생각은 없다. 앞에서 압박하고 만들어가는 축구를 할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베테랑 수비수들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업그레이드 했다. “수비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골을 먹더라도 많이 넣으면 된다. 우리의 장점을 살리는 축구를 하겠다.”

K리그 최고령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조 감독을 더 강하게 만든다. 현재 K리그에서 조 감독보다 나이 많은 지도자는 없다. 그는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이다. 젊은 감독, 신선한 인물도 좋지만 경험 많고 노련한 사령탑도 필요하다. K리그 분위기가 베테랑 지도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하면서 “그래서 제가 더 잘해야 한다고 본다. 저도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지만 저 같은 사람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