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기생충\' 봉준호, 주먹 불끈~!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한국 영화의 자랑,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이 아카데미의 영광을 안고 금의환향했다.

‘기생충’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작품상부터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기록은 물론, 아카데미 역사에서도 최초로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사를 새롭게 썼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등 세계 유수의 영화상을 수상하며 전세계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 ‘기생충’의 주역들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최우식은 영화 촬영 일정으로 인해 불참하게 됐다.

해당 장소는 지난해 ‘기생충’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된 곳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은 장소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도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 곳, 저 곳을 다니다가 마침내 이 곳에 오게 돼서 기쁘다”고 특별한 소회를 밝혔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오스카 레이스’로 지난해를 보냈던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님과 지난해 8월부터 오늘까지 영광된 시간을 같이 보냈던 것 같다. 한국 영화 ‘기생충’을 통해서 전세계 관객 분들에게 뛰어난 한국 영화의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와서 인사 드리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신애 대표는 “성원해 주시고,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처음 가서 무려 작품상까지 받아오게 됐다. 작품상은 한 개인이라기 보다는 이 작품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영광과 기쁨과 좋은 격려가 되는 상이라 그것으로 마무리 하게 돼서 기쁘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배우들 역시 아카데미의 벅찬 마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다. 박명훈은 “성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기쁜 마음이 크다. 이 영광을 감독님 이하 전 배우, 전 스태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장혜진은 “이렇게 결과가 좋게 돼서 너무 감사한 일이다. 송강호 선배님과 감독님께서 얼마나 열심히 하셨는지 보고 들어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두 분이 계셨기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거들었다.

이정은도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작품을 열심히 만들어주신 것을 많은 분들이 좋게 생각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영광스러운 자리다”고, 박소담 또한 “저는 기정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었다. 좋은 분들을 한꺼번에 많이 만난 것이 너무나 큰 힘이 됐던 작품이다. 지금도 떨리고 감사한 시간들이다”고 말했다.

이선균과 조여정 역시 “아직도 꿈만 같다. 꿈같은 일을 현실화시켜주신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스태프, 배우 분들과 함께 그 무대에 오를 수 있었따는 자체가 너무 영광이었다”며 행복의 소감을 밝혔다.

[포토] \'기생충\'의 주역들, 한자리에 모였어요~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뒷 이야기도 말했다. 송강호는 “굉장히 자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며 “칸 영화제 때 제가 너무 과도하게 기뻐하는 바람에 감독님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더라. 이번에는 얼굴 위주로 자제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봉준호 감독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있었던 ‘오스카 캠페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거대 스튜디오 보다 못 미치는 예산인 대신에 열정으로 뛰었다”며 “저와 송강호 선배님이 코피를 흘릴 일들이 많았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들로 똘똘 뭉쳐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며 열심히 했었다”고 말했다.

송강호도 “6개월 동안 최고의 예술과들과 호흡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타인이 얼마나 위대한지 점점 알아가는 과정이었다”며 “상을 받기 위해 이 과정을 밟기 보다는 우리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인과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공통점에 대한 소통, 공감을 할 수 있을지 많이 하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왔다”고 남다른 의미를 알렸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직후 재치 있는 소감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 대한 헌사를 통해 감동을 남겼다. 봉준호 감독은 “아침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의 편지를 받았다. 영광이었다. 그동안 수고했고, 이제 좀 쉬라고 대신 조금만 쉬어라 했다.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의 기쁨을 배우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는 “누구 하나 빠짐 없이, 균형을 이뤘다”면서 “미국 배우들의 열렬한 지지도 있었다. 아카데미 투표에 있어서도 배우 협회 회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품상의 일등공신”이라 설명했다. 또한 “톰 행크스는 이정은을 보고 반가워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기생충’에서 조여정 씨를 보고 하루 내내 그 생각을 했다며 연기와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고 현지의 반응을 전했다.

‘기생충’의 세계적인 인기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동시대’를 꼽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웃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얘기를,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가 실감나게 표현한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톤의 영화라 그것이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칸부터 오스카까지 많은 경사가 있다 보니 영화사적 사건처럼 기억될 수 밖에 없고, 그런 면이 있지만 사실 영화 자체가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것이다. 배우들의 멋진 한 순간의 연기, 촬영팀 모든 스태프들이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낸 장면들, 그 장면에 들어가 있는 제 고민들이 영화 자체로도 기억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하며 ‘기생충’의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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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