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나혼자산다\'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쿠팡맨’으로 돌아온 가수 김형준과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온 ‘가루요리사’ 이장우의 일상이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28일 방송된 MBC‘나혼자산다’에서는 JTBC‘슈가맨’을 통해 20여년만에 소환된 태사자 김형준이 출현했다.

1세대 꽃미남 아이돌로 큰 인기를 끌었던 김형준은 너무나도 소박한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찡한 감동을 줬다.

그의 등장을 누구보다 반긴 건 이시언. ‘슈가맨’ 방송당시 “울며 보고있다”며 진성팬을 인증한 그는 이날 부산집에서 태사자 1집을 가져와 직접 사인을 받기도 했다.

김형준이 공개한 자그마한 집은 필요한 것만 간촐하게 놓인 ‘남자기숙사’ 느낌이었다.

그는 “(태사자) 활동 끝나고 반지하에도 살고 아는 동생 집에서도 살다가 최근 이사한 집이다. 보증금 1000만원에 70만원 월세집이다”라고 말했다.

MC들이 “3년 넘게 활동했는데도 왜...”라며 의아해하자 그는 “활동 3년 동안 정산금액이 1인당 5000만원도 못 가져갔다. 그땐 약간 시스템이 그렇지 않았나”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에게는 ‘실패’로 보여줄 수도 있는 날들이지만, 그는 현재의 삶을 최선을 다해 즐겁게 열심히 살고 있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마드리드 열혈팬인 그는 온 집안을 레알마드리드 엠블럼과 굿즈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액자는 물론이고 의자커버, 수건, 이불까지 레알마드리드를 보고 입고 덮으며(?) 지내는 것.

나혼자산다

지갑 맨 앞장을 장식한 레알마드리드 회원증을 보여주며 신나하기도 했다.

일상에서는 허당미가 폭발했다. 김형준은 노란 머리로 인터뷰하는 자신의 얼굴을 처음 보고는 “으아. 영화 ‘백투더퓨처’에 그 박사님 아니냐”며 머리 색깔을 디스하기도 했다.

잠을 자고 일어난 그는 주섬주섬 아침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계란후라이와 소시지의 간단한 식사였지만 계란은 채 익지도 않아 질질 흐르고, 소시지도 어설픈 웍질에 주방을 뒹구는 참사가 벌어졌다.

마지막으로 밥솥을 향했을 때 ‘97시간’이라고 적힌 보온시간에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이미 (밥아닌 다른 걸로) 변형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럴 줄 알고 현미를 먹는다”며 황당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식후 커피는 알콜램프로 끓여냈다. 뭔가 어설픈데 자기 스타일이 있는 그의 커피타임에 MC들은 “묘하게 매력있네”라며 연신 웃음이 터졌다.

고단한 일을 하는 그의 새벽을 함께 하는 건 8090 노래였다.

택배를 가히 ‘달인’급으로 능숙하게 쌓고 나르던 그는 택배기사로서 느낀 여러 감정들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KBS에 택배배달을 가면서 “처음 갔을 때는 묘했다. 15년 전에 가수로 그곳에 갔었는데 이제는 택배 기사로 간다는게. 처음에는 무인 택배함이 어디있는 지도 몰랐다. 경비 아저씨가 퉁명스럽게 얘기할 때 섭섭하더라”고 말했다.

또 “제일 좋아하는 집은 1층집이다. 엘리베이터가 윗층에 있을 때가 많은데 무인 택배함이나 경비실에 맡기는 택배가 제일 좋다”라고 하기도 했다.

고단한 하루의 끝은 레알마드리드가 함께 했다. 그는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경건하게 응원가까지 부르며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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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요리사’ 이장우의 드라이빙 여행은 기안84가 함께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함께 캠핑을 떠난 두 사람은 자꾸만 ‘브로맨스’를 연출해 MC들을 어쩔 줄 모르겠는 오글오글한 세계로 초대했다.

이날 두 사람은 오토바이를 타고 스키장으로 향했다. 이장우의 오토바이 바구니에는 전날 준비한 의문의 ‘가루소스’와 프라이팬 등이 담겼다.

오토바이로 달리기엔 너무 추웠던 탓인지 기안84가 콧물을 흩뿌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MC들은 경악했다.

스키장에서 커플 스키복까지 빌려입은 두 사람은 마치 연인처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눠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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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이장우의 ‘가루요리’는 계속됐다. 이장우는 준비해온 팬에 고기를 굽고 거기에 야채를 구운 뒤 각종 가루로 만든 소스에 담궈 끓이는 요리를 선보였다.

뭔가 전문가와 사기꾼의 경계에 선듯한 요리 설명이 이어졌다.

이장우는 “고기를 구우면 마이야르 현상이 벌어지는데..”라고 설명했고, MC들이 “그게 뭐냐?”고 하자 “되게 좋은 현상이다”라고 얼버무려 의혹을 샀다.

‘마이야르 현상’은 요리과정 중 단백질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맛이 바뀌는 걸 말하는데, 실제로 사용되는 요리 용어이기는 했다.

이장우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고기야채요리를 맛본 기안84는 “맛있어”라고 짧게 답한 뒤 “배부르다”며 물러 앉아 웃음을 자아냈다.

오히려 기안84를 팬 앞으로 다시 끓어당긴 건 소고기가 큼직하게 들어간 짜파구리였다.

‘맛 없을 수가 없는’ 짜파구리 비주얼에 혹해 한입을 먹은 기안84는 이윽고 어금니까지 보이는 파안대소를 지었다.

기안84는 “요리가 맛있어서 웃었다기 보다는... 역시 대기업 스프더라”면서 짜장라면 스프에 감동했다.

이날 이장우는 “내가 영화사를 차렸다. 형이랑 같이 ‘기생충’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고 기안84도 “10년안에 만들 수 있을까”라며 응수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