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
한화 장시환과 김범수 등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제공 | 한화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020시즌 리그 판도가 트레이드 성패와 맞물릴 전망이다.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유니폼을 바꿔 입은 송은범(LG)과 신정락(한화)을 비롯해 지난해 11월 빅딜의 주인공이었던 장시환(한화)과 지성준(롯데)이 소속팀 전력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이들의 활약에 따라 순위표도 결정될 게 분명하다.

그만큼 송은범과 장시환, 지성준이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불펜 필승조로 LG 유니폼을 입었던 송은범은 올해 선발진 진입이 유력하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선발 등판을 응시하고 있는 송은범의 활약에 따라 LG 선발진의 높이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까지 상위 선발라인은 강한 LG지만 4·5선발은 물음표 투성이다. 송은범이 물음표를 느낌표를 바꿔야 LG의 대권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장시환은 한화 토종 선발진 기둥 구실을 맡는다. 지난해 롯데에서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올해 한화 소속으로 더 높이 도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화 또한 2013년 류현진의 빅리그 진출 이후 종적을 감춘 수준급 토종 선발투수 자리에 장시환이 올라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순조롭게 몸을 만든 장시환은 지난 5일 미국 애리조나주 캐멀백랜치 구장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져 무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 1볼넷으로 호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145㎞까지 나왔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었다. 포크볼은 1개만 던지며 다양한 구종을 점검했다. 개빈 럭스를 비롯한 다저스 특급 유망주들을 상대로 강렬한 투구를 선보인 장시환은 “구속보다는 경기 운영에 포커스를 맞췄다. 포수 최재훈의 사인대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롯데 지성준
지성준 제공 | 롯데 자이언츠

장시환의 반대급부로 한화에서 롯데로 이적한 지성준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두 번째 포수 구실을 했던 그는 올해 롯데의 첫 번째 포수를 맡을 계획이다. 지난해 롯데에서 포수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나종덕이 왼팔목 유구골 골절로 수술대에 오른 만큼 지성준의 비중은 더 커졌다. 사실상 개막전 포수로 낙점된 지성준이 지난 2년 동안 반복된 롯데 포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해 7월 LG에서 한화로 이적한 신정락과 11월 무상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한 나주환,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윤석민과 허도환도 1군 전력이다. 구위만 놓고 보면 빅리그급인 신정락은 선발과 불펜을 두루 소화하는 만능키가 될 수 있다. 나주환은 경험이 부족한 KIA 내야진에 키맨 구실을 할 전망이다. KT에서 SK로 이적한 윤석민은 지난해 추락한 거포군단의 자존심 회복을 이끌 적임자가 될지도 모른다. 허도환도 포수진이 약점인 KT에서 적지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트레이드 통보를 받은 KIA 내야수 장영석과 키움 외야수 박준태도 새 팀의 기대에 응답할지 주목받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타점 부문 1위를 달렸던 장영석은 거포가 부족한 KIA에서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박준태 또한 키움에서 주전 외야수로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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