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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일본프로야구 최초의 3000안타 주인공 장훈(80)도 2020 도쿄 올림픽 연기를 주장했다.
일본에서 야구 평론가로 활동 중인 장훈은 15일 TBS 모닝 선데이에 출연해 “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다. 올림픽을 1년 연기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안에 따라 누구에게든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장훈은 “개인의견이지만 위험한 것은 하지 않는 게 좋다”며 “외국에서 오는 사람이 안올수도 있다. 올림픽 출전 선수가 일본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 또 다른 나라 선수가 일본에서 감염이 된다면 상당한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 힘든 문제가 많고, 일본도 홋카이도부터 감염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사견임을 전제로 “올림픽을 연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국제 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회장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WHO에서 취소나 연기 권고를 한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며 최근 입장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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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신조 총리를 포함한 극우세력만이 “도쿄는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올림픽 개최를 바라고 있는데, 일본 스포츠계 내에서 영향력이 작지 않은 장훈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향후 다른 원로들의 입장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일본 야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나가시마 시게오 전 요미우리 감독이나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 등이 연기론을 꺼내들면 여론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일본 시민사회에는 여전히 ‘사무라이 정신’을 숭고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스포츠계 최고 사무라이로 야구 선수들을 꼽는 이들의 문화를 고려하면, 일본 야구 원로들의 목소리는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