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빈모터_키움
김웅빈(왼쪽)과 테일러 모터. 제공 | 키움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지난해 키움 핫코너에 가장 많이 들어섰던 건 장영석과 송성문이었다. 그러나 둘은 비시즌 각각 KIA와 군대로 떠났다. 올해 무주공산이 된 3루를 새 얼굴로 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월말 대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국제 대결이 본격 시작됐다. 새 외인 타자 테일러 모터와 토종 내야수 김웅빈이 경쟁 구도에 놓였다.

각자 확실한 무기가 있다. 모터의 특장점은 수비다.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도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혔는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수비력만큼은 메이저리거 못지않다는 내부평가가 나온다. 김웅빈은 공격에서 압승이다. 지난가을 제대 후 느지막이 합류한 후에도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시즌 선발 출전까지 이뤄냈다. 강타자들로 구성된 키움 타선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약점도 그만큼 두드러진다. 대만 프로팀을 상대로 치른 평가전에서 모터의 타율은 0.167(18타수 3안타)에 불과했다. 사실 애초부터 타격을 크게 기대한 건 아니었으나 스트라이크존 적응이 생각보다 더 더디다. 그렇다고 김웅빈을 3루에 고정하기엔 수비가 불안하다. 키움 김지수 수비코치와 함께 캠프 내내 구슬땀을 흘렸지만, 모터를 외야로 보낼 정도의 확신을 주진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미뤄졌다. 증명할 시간이 연장된 점은 위안 삼을 만하다. 손혁 감독은 아직 개막전 3루수를 정하지 않았다고 공표했다. “향후 자체 청백전이나 개막 확정 후 잡히는 타 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더 봐야 할 것 같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KBO리그 정상을 노리는 키움은 전력이 가장 안정적인 축에 속한다. 포지션별 백업 경쟁도 치열하다. 3루를 차지하지 못하는 쪽은 아예 이탈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터는 첫해 적응 여부가 관건이다. 키움이 대만에 홀로 캠프를 차렸기 때문에 모터는 아직 타팀 한국 투수들을 한 번도 상대해 본 적이 없다. 올시즌 외인 최저 연봉으로 입성했다는 건 방출 시 매몰비용도 적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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