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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세웅, 구창모, 임찬규, 김호령.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뼈를 바꾸고 태를 벗었다(換骨奪胎). 올시즌 이들의 변신이 소속팀 명운을 좌우한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25)이 재기한다면 롯데의 탈꼴찌는 꿈이 아니다.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던 2017년 성적을 다시 내준다면 팀은 12승을 추가할 수 있다. 박세웅에게도 중요한 해다. 지난해 6월 재활을 마치고 느지막이 시즌 출발선에 섰고, 올해 수술 2년 차를 맞이해 건강한 몸 상태로 비시즌을 준비했다. 청백전에서 보여준 컨디션은 최상이다. 특히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8일은 정규리그를 향한 팬들의 기대를 폭발시켰다. 4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4회는 공 9개로 3삼진을 잡으며 완벽한 피칭을 했다.

거포가 간절한 삼성은 김동엽(30)의 반등을 고대한다. SK 시절 2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내며 잠재력을 터뜨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9시즌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는 이상하게 그 위력이 나오지 않았다. 올시즌 명예회복을 위해 타격에서는 레그킥을 장착했고 수비에서는 왼손 송구를 시작했다. 이승엽은 은퇴하고 다린 러프는 미국으로 돌아가며 삼성 타선의 무게감은 몇 년째 하향 곡선이다. 김동엽이 터져준다면 초보 감독의 타선 운용에도 숨통이 트인다.

구창모(23)가 ‘토종 에이스’를 굳힌다면 NC의 대권 도전은 탄탄대로다. 지난해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으며 선발로서 재능을 꽃피웠고, 올해까지 활약한다면 양현종을 잇는 국가대표 좌완이 되리라는 기대를 받는다. 청백전에서는 9이닝 무실점으로 기분 좋은 성적표를 쓴 상태다. 구창모는 “포스트 양현종이라는 평가가 있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정말로 양현종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LG는 5선발이 유력했던 임찬규(28)가 얼마나 빨리 부진을 털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청백전 7경기에서 17이닝 25안타(3홈런) 7볼넷 9삼진 18실점(17자책)으로 고전했다. 잃어버렸던 체인지업 릴리스포인트와 팔 각도를 되찾는 게 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교류전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선발 고민은 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다.

KIA는 겨우내 손가락 재활에 매진하던 김호령(28)이 국내 홍백전을 통해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기존 장점이었던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상태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제대한 군필 자원인 만큼 김호령까지 터져준다면 KIA가 당분간 중견수 고민은 할 일이 없다. 김호령은 “만약 주전으로 뛰게 된다면 우선 부상 당하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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