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람이 좋다\'
MBC‘사람이 좋다’ 출처|MBC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KBS2‘개그콘서트’의 보이스피싱 개그 ‘황해’에서 천재적인 연기력으로 데뷔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던 개그우먼 이수지가 ‘평생 짝꿍’ 남편 김종학씨와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공개했다.

21일 방송된 MBC‘사람이 좋다’에서는 이수지-김종학 부부가 출연, 첫 만남부터 현재까지 러브스토리를 털어놨다. 이수지는 지난 2018년12월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는 3살 연하의 직장인 김씨와 결혼했다.

이수지는 남편과 첫 만남을 회상하며 “남편이 팬이라면서 여의도 방송국 앞을 찾아 왔었다. 나가서 봤더니 정말 너무 시골총각같은 사람이 서있었는데, 알고보니 진짜 시골총각이었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수더분하던 그 남자의 팬심은 이수지의 마음에 고스란히 날아와 앉았다.

이수지는 “첫 만남에서 남편이 나한테 펜을 한 자루 줬다. 그러면서 펜심이 닳아없어지면 다시 또 주겠다고 하더라”면서 “그 펜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아껴썼다. 나중에 우리 2세, 3세에게도 이 펜을 물려줄 생각이다”라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이 마냥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수지의 집안사정 때문이었다.

이수지는 “어릴 때부터 여러번 아버지의 사업 실패가 이어졌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에는 완전히 풍비박산이 나서 대학 등록금도 없었다. 온 집안 물건에 차압 딱지가 붙어 있었다”면서 “나는 친구집으로, 엄마는 서울로, 아빠는 연락이 안됐다. 나중에 엄마한테 ‘왜 나만 여기 있냐고. 나 언제 데려갈 거냐고’ 전화해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눈물을 훔쳤다.

1년 여간 열심히 돈을 모아 마침내 대학에 들어간 이수지는 2012년 KBS공채 27기 개그맨으로 방송에 입문했고, 2014년 KBS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신인상, 2015년 여자 우수상, 2016년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했다.

보이스피싱 개그 ‘황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2013년에는 보이스피싱 근절 홍보대사, 공인전자주소 샵메일 제도 공식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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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사람이 좋다’ 출처|MBC

고생 끝 행복이 찾아오나 했던 그 때쯤 아버지의 채권자들이 그를 찾기 시작했다. 이수지는 “4~5번 아버지 채권자들 빚을 갚아준 것같다. 연예인들 ‘빚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아, 이번엔 내 차례구나’ 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해 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모두 알고 있던 남자친구 김씨는 “같이 갚아나가면 되잖아”라며 이수지를 위로했고, 이수지는 자신의 상황 때문에 감히 꿈꿔보지 못했던 결혼을 결심하게 됐노라고 했다.

그는 “결혼식 당일에도 계속 누군가 찾아와서 빚갚으라며 훼방을 놓지 않을까 그 걱정만 했던 것같다. 결혼식이 끝났을 때 ‘우리가 결혼해서 너무 행복하다’는 게 아니라, ‘사고 없이 끝나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만 한 것같다”면서 “솔직히 아버지와는 연락을 안 하고 지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힘든 시절을 묵묵히 이겨낸 그의 곁에는 이제 한없는 사랑으로 그를 지켜주는 남편이 있다. 남편이 운동 간 사이 프렌치토스트를 구우며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이수지는 행복이 넘쳐 보였다.

남편 김 씨는 식탁에 차려진 빵과 딸기를 보더니 “이게 다 뭐야? 방송하니까 이런 것도 하네”라며 너스레를 떨더니 “딸기 잘 하네. 너무 맛있다”라며 아내 못지않은 유머로 웃음을 줬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