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진실되게 살겠다”는 말이 무색해진 복귀 선언이다. ‘거짓 은퇴 논란’에 휩싸인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대중의 반응은 그야말로 싸늘하다.

11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이하 풍문쇼)에 출연한 박유천은 복귀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과거 사건들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눈물로 털어놓았다. 은퇴 선언 후 1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선 박유천은 “대중에게 꼭 한 번 정말 죄송하다는 사과와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연예계에 복귀하려는 이유에 대해선 “팬들을 위한 예의였다”며 “부정적인 여론은 당연히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용서해달라는 건 염치가 없는 거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인터뷰 내내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모습을 비추어 볼 때 박유천 스스로에겐 이번 심경 고백이 큰 결심이었겠으나, 박유천을 바라보는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이를 방증한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풍문쇼’ 시청률은 1.03%(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이전 회차가 기록한 1.8%보다도, 1.5%를 웃돌던 ‘풍문쇼’ 평균 시청률보다도 떨어진 수치다.

이같은 결과의 기저에는 박유천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젠 누가 박유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려는 이야기가 뭘까 하는 궁금증은 있겠지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뻔하기 때문에 본방송으로 박유천의 소식을 찾아볼 만한 시청자들은 없었을 것”이라며 “대중과의 신뢰는 대중문화 산업 안에서 가장 중요한 룰이다. 이를 무시한 행동을 한 박유천과 이를 받아준 방송 프로그램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고 봤다.

과거 은퇴까지 담보 삼은 박유천의 거짓말에 대중이 느낀 배신감과 충격은 상당했다. 결국 박유천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자연스럽게 연예계 은퇴 수순을 밟는 듯 했으나 구치소에서 나온 후 약 8개월 만에 공식 SNS를 개설, 유료 팬 미팅과 팬클럽 모집, 화보집 발간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박유천의 모습에 대중은 공분했으나, 2016년 성폭행 논란부터 마약 파문에 은퇴 번복 구설까지 수년간 계속된 ‘박유천 이슈’에 이젠 대중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냉담한 반응 역시 박유천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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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채널A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