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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잘 치는 사람은 역시 쳐야 하는구나 했죠.”
27일 LG와의 홈 경기가 열리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를 앞두고 전날 일전을 돌이키던 한화 한용덕 감독에게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가 떠올린 장면은 3회 이성열이 번트를 대던 모습이었다. 초구에 갑자기 기습 번트를 댔지만 볼로 들어와 공을 골랐고, 이후 4구째까지 끊임없이 번트를 시도했다. 두 번째는 볼이 됐고, 이후에는 방망이에 맞추긴 했으나 파울이 됐다. 결국 이성열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이성열의 시즌 성적표를 보면 그 이유가 설명된다. 한화는 시즌 초 선발야구가 탄탄하게 돌아가는 반면 타선 침체로 팀이 하락세에 빠진 상태다. 이성열은 19경기 타율 0.257(74타수 19안타) 1홈런 10타점으로 중심타선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4연속 번트 시도는 비록 실패로 돌아가긴 했으나, 어떻게든 살아나가고자 한 그의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간절함을 사령탑도 잘 알고 있다. 한 감독은 “상대 수비 시프트가 극단적이었다. 3루쪽으로 타구를 보내기만 하면 살 것 같은데, 시도를 해도 잘 안되더라. 번트도 각자 능력치가 있구나 싶었다”며 “스스로 답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다음에는 결국 그 쪽으로 안타를 치더라. 역시 잘 치는 사람은 쳐야 하는 것 같다”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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