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왜 그러는 걸까요?”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유일의 외국인 감독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1987년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고, 이후 아메리칸리그(AL)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도 품에 안으며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애리조나, 워싱턴, 오클랜드까지 지도자 커리어도 내내 미국에서 쌓았다.
그런 윌리엄스 감독이 한국행을 택한 지도 이제 8개월째다. 그 사이 한국의 문화에도 많이 익숙해졌고, 짧은 한국어로 인사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3일 롯데전을 앞두고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인터뷰실에 들어섰을 때도 가장 먼저 한 일이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 문화에 대해 그렇게 익숙하진 않았던 게 사실이다. 코치진 중 몇몇이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내가 적응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과 활발히 소통하려고 노력 중이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매일 영어로 한 문장이라도 말을 시킨다”며 박찬호(25)를 답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입가에 웃음이 새어 나온 건 여기서부터였다. “선수 대부분이 나와 먼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나도 클럽하우스에서 짧은 한국어로 인사라도 건네고 있다”며 “그런데 내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면 선수들이 ‘Good morning’이라고 영어로 답한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능청스럽게 얘기했다. 미국인 감독이 한글을 쓰고, 한국인 선수들이 영어를 하는 KIA의 이색 풍경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