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박치국(22·두산)은 점차 제 모습을 찾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올시즌 출발 전부터 박치국을 필승조 핵심 전력으로 낙점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고, 캠프를 마친 후 박치국의 성장을 최대 수확으로 꼽았을 정도였다. 김강률을 비롯한 베테랑 투수진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빈자리를 가장 잘 채워줄 자원이라 믿었다.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하는 덴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5월 박치국의 성적은 12.2이닝 14안타 13볼넷. ‘필승조’의 핵심 전력이라기엔 다소 아쉬운 성적표였다. 박치국이 꼽은 초반 부진의 원인은 부담감이다. 캠프 때 페이스가 워낙 좋아 자신감을 가득 채운 뒤 귀국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된 개막과 지난해 부진에 대한 생각이 발목을 잡았다. 박치국의 2019시즌 기록은 2승 2패 1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50. 눈에 띄는 활약이 없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러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던 이유다. 박치국은 “지난해 많이 안 좋아졌는데 그때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과도 안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우선 마음가짐부터 바꿨다. 정면 승부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걸 목표로 세웠다. 그는 “처음에는 ‘맞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요즘엔 ‘맞으면 어때’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5월 내내 고민을 거듭했던 덕분일까. 다행히 좋은 페이스를 찾았다. 지난 5일과 6일 KIA전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구원으로 2승을 챙기며 제 몫을 했다. 스스로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 밸런스도 어느 정도 잡혔다”고 평가했다. 밸런스를 찾은 박치국의 남은 과제는 볼넷 최소화다. 점수차를 잘 지키는 게 중간 투수의 덕목인 만큼 타자와 승부에서 무기력하게 밀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판단했다. “볼넷 비율이 많아졌다. 잘 신경쓰고 줄이고 보강하다보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새 목표를 세웠다.
5월 내 불펜진 난조로 시달렸던 두산 투수진은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6월 첫 시리즈였던 KIA와 홈 3연전에서 싹쓸이 3연승을 거두며 올시즌 첫 스윕승까지 달성했다. 8일 현재 19승 10패로 리그 2위에 안착했고, 불펜진도 실점 없이 6월 첫 3연전을 마쳤다.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도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다. 박치국은 “지금은 불펜 투수들이 많이 웃고 같이 챙기면서 지내고 있다. 초반이랑은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분위기나 표정도 좋다”고 미소 지었다.
younwy@sportsseoul.com


![[포토] 박치국 \'위기 잘 넘겼어\'](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20/06/08/news/202006080100052260003463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