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키움 전병우, 홈런 신고합니다~
키움 히어로즈 전병우가 9일 대구 삼성전에서 2-2로 맞선 5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선행주자 박동원과 기쁨을 나누고있다.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키움 전병우는 무주공산인 3루의 붙박이 주인이 될 수 있을까.

현재 키움의 아킬레스건은 3루다. 지난해 KBO리그 타점왕에 오른 제리 샌즈(한신) 처럼 ‘저비용 고효율’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야심차게 테일러 모터를 영입했지만 모터는 10경기 타율 0.114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일찌감치 짐을 쌌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사생활 측면에서도 잡음을 내며 낙제점을 받았다.

모터가 3루 안착에 실패한 뒤 3루는 격전지가 됐다. 김웅빈, 전병우가 경합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김웅빈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복귀까지 최소 4주에서 최대 6주까지 소요될 전망이다. 키움 손혁 감독은 “다친 선수가 나오면 누구나 아쉽다. 김웅빈은 캠프 때 좋았다가 다쳤는데 복귀 후 활약 중에 또 다쳤다. 본인은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온다고 했는데 아마 본인이 가장 힘들거라고 생각한다”며 김웅빈의 이타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위기는 누군가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된다. 김웅빈마저 이탈하자 전병우에게 기회가 왔다. 전병우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연이은 부상자 발생으로 걱정이 태산인 손 감독에게 기쁨을 안기고 있다. 지난 6일 LG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데 이어 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4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 홈런과 쐐기타까지 기록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손 감독은 “전병우가 결승홈런에 이어 기회 때마다 추가점수를 내주면서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롯데에서 뛰던 전병우는 지난 4월 6일 트레이드를 통해 좌투수 차재용과 함께 키움으로 이적했다. 2018년 27경기에서 타율 0.364, 3홈런, 13타점의 성적을 내며 잠재력을 폭발시켰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새로 부임한 허문회 감독 체제에서 자리를 잃어버린 전병우는 결국 키움으로 트레이드 됐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트레이드는 전병우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타격 능력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연이어 호수비를 보여주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부진했던 기억이 남아있어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전병우가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든다”고 말한 이유다. 그러면서도 “풀타임 주전을 해본 적이 없다.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고 부상 없이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는 솔직한 바람을 밝혔다.

키움은 전병우에 앞서 KIA에서 박준태를 트레이드로 데려와 쏠쏠하게 활용하고 있다. 수차례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쓴 경험이 있는 키움은 올해는 박준태와 전병우로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이적생의 활약이 키움의 도약에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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