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삼성 오승환, 가슴을 토닥토닥...왜?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9일 대구 키움전에서 8회 등판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며 강민호 포수를 향해 자신의 가슴을 토닥이고있다. 2020.06.0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삼성 ‘끝판왕’ 오승환(38)이 부자 대결을 앞두고 있다. 한·미·일 통합 400세이브를 눈앞에 두며 이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오승환은 9년 전 이종범 코치에 이어 이 코치의 아들 이정후(22)와도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예고편부터 심상치 않다. 오승환은 지난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맞이한 2442일 만의 KBO리그 복귀전을 앞두고 가장 상대하고 싶은 타자로 이정후를 꼽았다. 그는 “KBO리그에서 어리지만 실력이나 성적으로 기량을 입증한 선수가 이정후다. 어린 친구들과도 힘대힘으로 붙어보고 싶다”며 젊은피와 맞대결을 응시했다.

이정후 또한 “선배님께서 절 거론해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투수를 상대하는 것처럼 똑같이 임할 것이다. 상대 투수의 이름값을 의식하면 타석에서 위축될 수 있다”며 오승환과 대결이 지닌 의미보다는 투수를 상대하는 타자로서 좋은 결과를 내는 데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덧붙여 “어렸을때부터 오승환 선배님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마무리로 나와 경기를 매듭짓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나와 포지션은 달라도 항상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같은 야구 선수로서 오승환을 바라보고 성장했음을 털어놓았다.

[포토] 키움 이정후, 절정의 3연타석 안타!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9일 대구 삼성전에서 2-2로 맞선 4회 안타를 쳐내고있다. 2020.06.09.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하지만 이틀 연속으로 둘의 맞대결은 한 타석 차이로 무산됐다. 오승환은 지난 9일 8회초 등판해 다섯 명의 키움 타자와 상대했다. 2사 1, 3루에서 김하성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으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김하성 다음 타자로 대기하고 있었던 이정후는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10일 경기도 비슷했다. 8회초 총 여섯 타자를 상대했고 김하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이정후와 승부를 앞두고 이닝이 종료됐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주중 3연전 외에도 삼성과 키움은 10차례 맞붙는다. 오승환과 이정후의 대결도 언제든 성사될 수 있다.

둘이 마주한 순간 오승환은 한 세대를 관통하는 맞대결을 펼친다. 2005년 프로에 입단한 오승환은 당해부터 2011년까지 이 코치와 17차례 맞붙었다. 볼넷 없는 정면승부가 반복됐고 결과는 17타수 5안타였다. 2005년 4월 광주무등구장에서 시작된 오승환과 이 코치의 대결은 2011년 8월 대구시민구장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 코치가 2011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고 오승환은 201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해외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승환이 일본과 미국에서도 필승조로 활약하는 사이 초등학생이었던 이정후는 성인으로 성장해 프로 2년차에 국가대표 외야수로 우뚝 섰다.

[포토] 이종범 위원, 아들 이정후 바라보는 따스한 아빠 눈빛~
2017년 12월 7일 서울 강남 L타워에서 열린 ‘2017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종범 해설위원이 아들 이정후를 바라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메이저리그(ML)에서도 이러한 특급 투수와 특급 부자(父子) 간의 대결은 간간이 나온다. 최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처럼 뛰어난 잠재력을 자랑하는 2세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한 투수가 아버지, 아들과 두루 맞붙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ML 역대 최고 철인투수로 꼽히는 놀란 라이언은 이와 관련해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했다. 만 19세였던 1966년에 빅리그 마운드를 밟기 시작한 라이언은 만 46세였던 1993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프로 생활을 이어갔다. 긴 시간 동안 켄 그리피 시니어와 켄 그리피 주니어, 바비 본즈와 베리 본즈 등 수차례 아버지와 아들을 상대했고 이들을 최소 한 번 이상 탈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라이언은 무려 일곱 부자(父子)들을 상대로 탈삼진을 달성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오승환이 비슷한 진기록을 세울 수 있다. 2005년 4월 13일 무등구장에서 열린 이 코치와 첫 대결부터 삼진을 달성했던 오승환이 이제는 이정후와 승부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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