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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5회 이전에 바꾸지 않은 건…”
LG 류중일 감독이 자신만의 선발 투수 운용 철칙을 이야기했다.
LG는 지난달 30일 잠실 KT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홍창기의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스포트라이트는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홍창기에게 쏠렸지만 이날 LG 선발 투수로 나와 역투를 펼친 이민호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이민호는 5이닝을 소화하며 5안타 5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고 불펜진에 배턴을 넘겼다. 4사구가 많아 고전하면서 투구수가 늘어났고, 5회를 마쳤을 때 이민호의 투구수는 116개까지 불어나있었다. 5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을 때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민호는 결국 스스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자기 역할을 100% 수행했다.
1일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투구수가 100개를 훌쩍 넘겼음에도 이민호를 교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웬만하면 선발 투수는 팀이 이기고 있을 땐 5회까지 이닝을 채워주려고 한다. 그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하면서 5회 이전에 선발 투수를 바꾼 건 딱 한 번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류 감독은 “삼성 감독 시절 윤성환이 선발 투수였는데, 허리 통증을 호소해 갑작스럽게 빠졌다. 그래서 대체 선발로 정현욱을 냈는데 홈런을 맞는 등 좋지 않았다. 5회가 됐는데 투구수가 90개가 넘어갔길래 이우선으로 교체해줬다. 그 때 말곤 단 한 번도 선발 투수를 5회 이전에 교체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위기 상황을 극복한 이민호에 대해서는 “잘 던졌는데 투구수가 많았다. 계속 풀카운트 싸움을 하더라. 3볼 2스트라이크는 차우찬 별명인데 자기가 가져가려고 하나보다”면서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이민호는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열흘 정도 뒤에 돌아올 예정이다. 7월까진 정찬헌과 번갈아가면서 선발로 나서야 할 듯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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