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
심장혈관센터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 제공|강동경희대병원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관상동맥질환은 예고 없이 찾아와 생명을 위협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이 질환으로 인해 심장이 갑자기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유명 여가수의 부친이 관상동맥질환 중 하나인 ‘급성 심근경색’으로 유명을 달리 한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다.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인구 고령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5년 새 심근경색 환자수는 3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수가 급증하면서 갑자기 사망하는 사례도 많아지다 보니 관상동맥우회술을 선호하는 의료진도 증가하는 추세다. 조 교수는 “관상동맥우회술은 환자의 기존 심장혈관을 대체할 튼튼한 혈관을 이식하는 것”이라며 “부작용과 위험성이 적고 효과가 확실하면서도 회복이 빠르다 보니 예후도 좋다”고 설명했다.

◇ 심장혈관 좁아져 생기는 관상동맥질환, 돌연사 주요 원인

관상동맥질환은 협심증(혈관이 좁아진 상태)과 심근경색증(혈관이 완전히 막혀버린 상태)으로 나뉜다. 보통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근육으로 전해지는 혈액과 산소의 양도 줄어드는데 관상동맥의 70% 정도가 막힐 때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에 노출돼 산소와 영양소를 급하게 필요로할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심근경색증의 경우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7.7%가 사망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6.5%가 사망한다.

협심증 증상은 가슴뼈 아래 부분에 압박감, 무거움, 갑갑함, 통증으로 나타난다. 때때로 소화불량, 가슴 쓰림, 식은땀, 구토 등의 증상을 느끼거나 숨이 차기도 한다. 대체로 휴식을 취하면 혈액공급이 안정되면서 통증이 사라진다. 심근경색은 협심증보다 통증의 강도가 높고 30분 이상 지속되며 식은땀이 나고 좌측 팔, 목, 턱 등 다른 신체 부위로 통증이 퍼져 나가기도 한다.

조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생명과 직결되는 질병이다. 극심한 가슴통증이 5분 이상 지속되는 등 심근경색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통증이 사라지더라도 심장 발작이나 급사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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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동맥우회술 이미지. 제공|강동경희대병원

◇ 관상동맥우회술로 통증 없애고 사망위험 줄여

굵은 관상동맥 가지에 심각한 협착(혈관 내경의 70% 이상의 협착)이 발견되면 관상동맥우회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관상동맥이 좁아졌을 때 다른 부위의 동맥 또는 정맥을 이용해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주는 수술이다. 환자의 흉통을 완화시키고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 관련 사망의 빈도를 낮출 수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세 개의 관상동맥 모두 병이 있거나 좌측 관상동맥의 기시부에 병이 있는 경우, 혈관 석회화가 심해 스텐트 시술이 불가능한 경우, 이전에 스텐트 삽입 부위에 재협착이 생긴 경우에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심장수술은 인공심폐장치를 이용하므로 체외순환을 통해 심장을 정지시킨 뒤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관상동맥우회술의 경우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이 박동하는 상태에서도 수술할 수 있다. 이를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이라고 한다. 조 교수는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은 인공심폐기의 가동 및 심장정지에 따른 전신적인 염증반응, 수술 후 출혈, 중풍 등 여러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수술 시간 단축, 빠른 회복, 합병증(만성신부전환자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경우) 감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움직이는 심장에서 미세혈관을 접합해야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또한 심근경색 합병증을 앓거나 관상동맥질환 정도가 심각한 경우 심폐기를 가동하면서 수술하기도 한다. 따라서 많은 경험과 뛰어난 스킬을 보유한 흉부외과 의사만이 성공적으로 집도할 수 있다.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 제공|강동경희대병원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상동맥우회술 사망률 0%

심혈관질환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숙련도 높은 의료진의 시술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신속 정확한 치료를 위해 심장혈관센터 내 24시간 협진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심장질환에 특화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서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해 최상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평가에서 관상동맥우회술 부문 1등급을 획득했으며 2011년 9월부터 지금까지 총 관상동맥우회술에 대한 수술 사망률(수술 30일 이내 사망률)은 0%를 기록하고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수술이 아니므로 시간 경과와 함께 이식혈관과 병이 없었던 관상동맥에도 협착이 진행될 수 있다. 협심증의 재발과 진행을 막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 교수는 “수술 후에도 반드시 운동, 식이 요법, 금연, 체중 조절과 함께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특히 금연은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 요소다. 수술 후 흡연은 우회 관상동맥의 경련을 일으켜 심한 경우 심근경색의 재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certa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