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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돌아온 천재’ 이수민(27·스릭슨)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통산 4승 째를 따냈다. 2차 연장 혈투 끝에 ‘10대 돌풍’을 잠재우고 따낸 값진 우승이자 대회 초대 우승자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게 됐다.
이수민은 19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솔라고 컨트리클럽 라고코스(파72·7263야드)에서 막을 내린 KPGA 오픈에서 최종합계 50점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선뒤 1차 연장에서 김한별(24·골프존), 2차연장에서 김민규(19·CJ대한통운)를 각각 누르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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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구차철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주최한 KPGA 오픈은 코리안투어 특유의 다이내믹한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저 타수가 우승하는 스트로크 방식이 아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개최했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이글은 5점, 버디는 2점을 얻을 수 있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하는 3점을 잃는 독특한 방식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선두에 8점 뒤진 공동 9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수민은 전반에만 버디 5개를 낚아 10점을 얻어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후반에도 버디 5개를 보태 최종라운드에서만 20점을 보태 공동 선두로 플레이를 마쳤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군산CC 오픈에서 준우승을 따내며 우승자 김주형(18·CJ대한통운)과 ‘10 돌풍’을 이끈 김민규는 17번홀(파5)에서 이글 찬스를 잡아 단독 선두 탈환을 노렸지만 버디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약 2m 남짓 거리라 무난히 이글을 낚을 것으로 봤지만, 볼이 컵을 돌아나왔다. 2년차 김한별도 최종라운드에서만 21점을 몰아쳐 무관 설움을 털어내는 듯 했지만 연장 1차전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반면 이수민은 1차연장에서 우드 티샷이 벙커에 빠져 탈락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세컨드 샷을 홀까지 4m 거리에 떨어뜨린 뒤 남다른 퍼트 감각으로 버디를 낚았다. 기민규가 탭인 버디로 응수했지만 이미 기세는 이수민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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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연장 2차전. 119m 거리를 남기고 먼저 세컨드 샷을 한 이수민은 공을 컵 우측 3m 거리에 떨어뜨렸다. 김민규는 중압감을 못이긴 탓인지 세컨드 샷이 우측으로 살짝 밀려 6m 가량 미들퍼트를 남겨뒀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으로, 김민규의 공격적인 버디 퍼트가 홀컵 우측으로 지나가 이수민에게 기회가 왔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한 이수민은 지난해 10월 6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287일 만, 네 번째 대회 만에 통산 4승째를 거머 쥐었다.
이수민은 “1라운드에서 샷이 많이 흔들렸지만 2라운드부터 흐름을 탔따. 좋아하는 후배들과 연장을 치른 덕에 재미있게 플레이 했다. 이번이 네 번째 연장승부였는데, 이기려는 생각보다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했다. 스스로를 믿은 게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지만 최근 혼인 신고를 했다. 이런 상황에 우승을 해 더 기쁘다. 우승의 공은 아내에게 돌리고 싶다”며 깜짝 품절남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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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2위를 차지한 김민규는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주 연속 준우승으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재입증했다. 코리안투어 사상 최연소 2주 연속 우승(18세 28일)에 도전한 김주형은 28점을 얻는데 그쳐 공동 40위에 머물렀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