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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믿고 보는’ 배우 이정재가 또 다시 카멜레온 같은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이정재는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에서 인남(황정민 분)을 쫓는 잔혹한 살인마 레이로 변신해 극악무도한 악인으로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화려한 비주얼로 압도하는 첫 등장신부터 강렬하다.

이정재는 “배우에게 처음과 마지막 장면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레이의 경우 그 장면에서 설득력을 줘야했다. 살인에 목적성을 잃은 인물이다.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되지 않고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을 정도다”라며 “이왕이면 모든 분들이 바로 레이를 파악하고 부담 없이 보실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때문에 의상부터 헤어스타일까지 모두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께서도 내가 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창조해내는데 힘을 많이 실어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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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는 직접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의상을 상의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정도로 레이에 쏟은 열정이 엄청나다. 대사 톤에 대해서도 여러 후보군이 있었지만 결국 극화된 목소리보다는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물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라는 서사만 보면 뻔할 수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더해져 근사한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어서 그는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가면서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이었다”며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바뀐 부분도 있고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도 있다. 태국 깽들과의 결투 장면에서 불꽃 CG 등이 그러하다. 호흡이 워낙 좋으니 의기투합도 잘된거 같다”고 만족했다.

‘신세계’ 이후 7년만에 재회한 황정민과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액션신을 선보이며 여전한 저력을 뽐냈다. 그는 황정민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드러내며 “‘신세계’ 때 워낙 호흡이 잘 맞았다. 다른 부분까지도 서로 보완이 됐다. 눈빛만 봐도 통한다고 할까. 배우로서 희열이 느껴지는 부분”이라며 “가고자 하는 방향이 언제나 같은 사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너무 좋았다. (황)정민이 형은 현장에서 유쾌하고 맏형 노릇을 충분히 해 낸다. (박)정민이도 많은 변신을 했는데 고생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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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부상을 입을 정도로 과격한 액션신이 대다수였지만, 대부분의 신을 직접 소화했다. 그만큼 이정재는 ‘다만악에서 구하소서’에 진심이었다. ‘관상’, ‘암살’, ‘신세계’, ‘신과 함께’, ‘사바하’ 등 매 작품 겹치는 캐릭터도 없다. 이미 정상에 올라선 지 오래지만 안주하는 법도 없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정재는 “새롭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가득하다. 웬만해서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그런 캐릭터로 신선함을 드리고 싶다. 그래야 관객에게도 호감일거 같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차기작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도 캥거루족으로 변신해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때문에 변화무쌍한 이정재를 따라하는 동료 연예인들도 자연스레 많아졌다. 다수의 스타들이 ‘이정재 성대모사’를 개인기로 내세우곤 한다. 그만큼 임팩트도 강하고 명대사도 많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정재는 “처음에는 내가 연기를 잘못했나 하는 오해도 했었다. 하지만 볼수록 그게 호감의 표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너무 감사하다. 남성 뿐 아니라 여성 분들까지 따라해주실때가 있다. 인상 깊었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이정재는 오랜 시간 절친인 정우성의 ‘강철비2: 정상회담’과 여름 대전에서 맞붙게 됐다. 이정재는 “경쟁 아닌 경쟁이면서 연대를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영화 시장이 정상궤도까지 올라가는데 이번 여름시장이 꽤 중요한 몫을 하지 않나 싶다”며 “공교롭게도 여름 시장에 (정)우성씨 영화하고 내 영화가 같이 개봉하다보니 ‘우리 연대하자, 어깨동무 하고서 극장가를 살려보자’고 말했다. 둘 다 워낙 캐릭터가 강하면서도 대척점이 선명하게 다른 영화다. 그래서 관객분들도 좀 더 다양하게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