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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올해 여자축구대회는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연기 혹은 취소됐다. 최근 합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선수권대회는 수해 피해로 인해 연기됐다. 올해 실전 경기를 단 한 번도 치르지 못한 여자 선수들에게 지난 14일 경남 창녕군 창녕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28회 여왕기 전국여자 축구대회는 갈증을 해소하는 출구가 됐다. 19일 개막한 초등부, 중등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이번 대회 주최 측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점을 고려해 참가 선수, 관계자들의 코로나19 검사지 제출을 의무화 했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참가할 수 있다. 매일 경기장을 오가는 모든 사람이 발열 체크를 해야 한다. 대회 전 창녕군의 협조를 받아 숙박 시설, 식당 등의 방역도 실시했다. 철저한 방역 활동을 통해 사전에 감염을 예방하고 있다.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경기장 주변을 철저하게 통제해 학부모가 관전하지 못하도록 한다. 대신 모든 경기를 온라인 생중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왕기는 야간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첫 경기는 오후 5시 킥오프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직 여름이라 덥긴 하지만 선수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 우이초의 김한아는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서 너무 떨렸다. 뛰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경기가 없어 답답했다. 덥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즐겁게 뛰느라 힘든 것도 잘 몰랐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우이초의 최주연 감독도 “그동안 저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갈증이 있었다. 이제 막 한 경기를 치렀지만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다. 선수들도 생각보다 크게 힘들어 하지는 않아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학부모들의 심경도 다르지 않다. 올해에는 초중등부 팀에 한해 학부모 3명이 보호자 자격으로 동행한다. 경기 신하초의 문희은, 희아 아버지 문성윤 씨는 “오래 기다린 대회다. 여자선수들은 뛸 대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아이들이 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라고 말했다.
경기 환경도 좋다. 올해 대회에서 초등부 선수들은 천연잔디에서 뛴다. 거의 인조잔디에서만 훈련하고 경기를 치르는 초등부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쌓을 기회다. 게다가 천연잔디에서 뛰면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이 적기 때문에 어린 초등부 선수들의 건강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천연잔디에서 뛴 초등부 선수들의 반응은 예상대로 좋았다. 우이초 엄예빈은 “천연잔디에서는 넘어져도 덜 아프고 부상 위험도 적은 것 같다. 푹신푹신한 잔디에서 뛰어 기분이 더 좋았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최 감독도 “초등부 아이들이 천연잔디에서 뛰기는 쉽지 않다. 많은 것을 경험해봐야 하는 나이의 선수들이라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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