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 위력<YONHAP NO-2214>
태풍 마이삭이 남부지방을 강타한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신호등이 파손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강풍을 동반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제주를 비롯해 남해안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에 달하는 역대급 강풍을 기록했다.

3일 오전 2시20분께 제주를 거쳐 부산에 상륙한 마이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을 기점으로 동해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마이삭이 관통한 부산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깨지면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부산 해운대 미포 선착장과 해운대구 편의점 앞, 서구 암남동 등지에서 강풍과 파도에 의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2시 40분께 경남 고성군 동해면 매정마을 인근 해상에는 피항해있던 컨테이너 운반선이 표류했다가 긴급 출동한 해경이 미얀마인 12명과 중국인 2명 등 14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오후 9시37분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으로 전동차가 거북이 운항을 했다. 코레일도 경부선 열차 5평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항을 중지했다.

울산에서는 오전 1시 55분께 남구 선암동에서는 창문이 파손되면서 1명이 다쳤다. 또한 강변 센트럴하이츠 아파트 670여 가구를 포함, 동구 전하동 푸르지오 1300여가구, 북구 달천아이파크2차 930여 가구 등 2900여 가구가 정전됐다.

역대급 강풍과 기록적인 폭우로 제주와 부산, 경남, 울산, 경북, 전북, 강원 등 전국 12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원전도 중지됐다.

제주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를 넘는 강풍이 불고, 산지에 10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제주시 고산의 초속 49.2m 바람은 역대 태풍 7위에 해당하는 강풍으로 기록됐다. 강한 바람에 서귀포시 서호동 가로수가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치는 등 피해도 잇따랐다.

원전 4기 운영도 일시 중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 따르면 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 4호기, 신고리 1, 2호기의 원자로가 정지됐다. 신고리 1호기가 이날 0시 59분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 2호기가 오전 1시 12분께 멈췄다. 고리 3호기는 오전 2시 53분, 고리 4호기는 오전 3시 1분께 정지했다. 고리본부는 원자로 정지 원인이 발전소 밖 전력계통 이상으로 추정하고 상세 원인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로 정지로 인해 외부에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 홍성에서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1.3m까지 불어 1970년 기상 관측 이래 9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