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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압박감과 부담감이 크네요.”
KT 이강철 감독이 밝힌 솔직한 속내다.
KT는 8일 기준 리그 5위에 랭크돼있다. 하지만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환경이 조성돼 있다.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중인 두산 뿐만 아니라 내친김에 3위 이상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 더 이상 ‘동네북’ KT가 아니다. 안정된 투타 전력에 전에 없던 자신감이 선수단을 휘감으면서 밑이 아닌 위를 바라보고 있다.
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작년엔 9연승을 했을때도 선수들 사이에서 ‘연승 끊어지면 바로 연패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만큼 불안했다. 하지만 올해는 연승이 끊겨도 선수들이 의연하게 대처했다. 연승 끊긴 이후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한 경기 졌다고 생각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선수들이 많이 강해졌다”며 작년과 달라진 올해 분위기를 언급했다. 아쉽게 가을 야구 티켓을 놓친 작년의 경험이 선수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올해 선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올해 투타 전력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팀이 우리를 쉽게 보지 않는데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밑에서 쫓는 것보다 쫓기는 입장이 더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 감독은 역발상을 했다. 그는 “위에 올라가서 밑을 보면 떨어질까봐 무섭지 않나. 그래서 위만 보고 올라가려고 한다”면서 “중상위 팀이 촘촘하게 붙어있다. 우리것만 지키면서 가면 나중에 순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한 팀의 수장으로서 긍정적인 말로 선수단에 기운을 불어넣는 게 당연하지만, 이 감독도 감독이기 전에 사람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 한가운데서 경쟁팀의 경기 결과에 신경이 쓰이는 건 당연하다. 취재진이 “지금은 여유가 있나”고 묻자 이 감독은 “좋은 팀(두산)에 수석으로 있을 땐 여유가 있었는데, 수장으로 있다보니 압박감과 부담이 더 크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좀처럼 취재진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감독’ 이강철이 아닌 ‘사람’ 이강철의 단면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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