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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농구장 3개 크기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전광판 빅보드를 바라보다 문득 ‘타구장은 경기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클리닝 타임이나 7회 이닝교대 때 ‘타구장 소식’이 전광판을 통해 노출되는데, NC와 SK가 맞붙은 17일 문학구장 전광판에는 타구장 소식을 접할 수 없었다.
노트북 창전환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켜면 금새 확인할 수 있지만 썰렁한 관중석을 보는 것만큼이나 뭔가 빠진 기분이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시대착오적인 발상인가 싶지만, 야구는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라 다른 구장의 타구장 소식 전달 여부가 궁금해졌다.
각 팀에 문의를 했더니 광주-KIA챔피언스필드 정도만 정기적으로 7회 이닝교대 시간에 타구장 소식을 전한다고 한다. 창원 NC파크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등 최근에 지은 구장도 타구장 소식은 전달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관중 경기로 KBO리그가 치러지기 때문에 굳이 전광판을 통해 다른 구장 소식을 전할 이유가 없다. 순위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팀도 선수단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로 굳이 라이벌 팀 결과를 전달하지 않는다. 당일 소속팀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물론 디지털시대를 살고 있는 외부 환경도 영향을 끼쳤다. 굳이 전광판에 표출하지 않아도 언제든 다른 구장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스코어뿐만 아니라 주요 하이라이트나 실시간 중계도 ‘손안의 TV’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시대다. 타구장 소식보다 홈팀 선수단 정보나 계약을 체결한 광고를 한 번 더 표출하는 것이 구단에는 이익이다. 올해처럼 관중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라면 더더욱 광고주들의 요구를 맞춰주는 게 현실적이다.
가끔 경기 종반 경기 내용과 관계없이 관중들의 함성이나 탄식이 터져나올 때가 있다. 깜짝 놀라 쳐다보면 순위싸움 라이벌 팀의 경기 소식이 전광판에 표출돼 있다. 응원하는 팀이 뒤지고 있을 때 라이벌팀도 뒤지고 있으면 유독 큰 환호가 들려오기도 했다. 이럴 때면 조금 더 힘을 내라는 의미로 더 큰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이럴 때 선수들은 잠깐이지만 팬의 소중함이랄까, 묘한 동질감에 빠지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바꿔 놓은 야구장 풍경은 비단 관중석뿐만이 아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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