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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 기자]“배우로 잊지 못할 경험이 많은 영화다.” 배우 김혜수가 2년만에 ‘내가 죽던 날’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8일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영화다.
김혜수는 “코로나19로 직접 뵙지 못하고 화면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촬영한지 일년이 지났는데 오늘 팀원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그때 당시 영상을 보니까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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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던 날’은 박지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너무 떨린다”는 박 감독은 “처음부터 김혜수 선배님을 계속 생각했는데 해주실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거절하더라도 읽어만 주셔서 큰 의미가 있어서 용기내서 드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만나자고 해주셨다”며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어서 “이정은 선배님은 답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생충’이 개봉하고 기다렸다가 다행히 해주셨다. 노정의는 또래 배우들 많이 봤는데 가만히 있는 표정과 활짝 웃는 표정의 차이가 흥미롭다 생각해서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감독의 우려와 달리 배우들에게도 ‘내가 죽던 날’은 확신을 준 작품이었다. 김혜수는 “우리는 진짜 진실과 진심으로 한마음이 돼 만났다. 함께 모인 배우나 스태프가 한마음이었고 하나하나 이 섬세함을 놓치지 않고 잘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며 “이 작품을 처음 만난게 의뢰됐던 시나리오 중에서 운명 같은 느낌이었다. 이 제목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글을 접하기도 전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이정은 역시 “여자 인물이 잘 써져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은데 이 영화는 섬세하게 잘 묘사돼 있고 그런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친거 같다”며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김혜수가 나오면 너무 좋을거 같았다. 단순히 형사물이 아니라 다른 면도 많은 시나리오였다”고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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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말대로 ‘내가 죽던 날’은 형사가 나오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만 수사물도 형사물도 아니다. 박 감독은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이면을 들여다본다. 사건을 보는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있었고 이런걸 보는 영화”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극을 이끌어가는 또 다른 인물로는 신예 노정의가 나섰다. 그는 “너무 멋진 선배님들 사이에서 잘할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 힘들고 고심 많을때 감독님이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시고 그렇게 세진의 역할도 한단계 성장시킬수 있었다. 선배님들도 잘 챙겨주셔서 이 영화 자체가 그냥 격려라고 할 수 있다”며 “평소에는 어떤 배우가 될지 크게 정해놓은게 없었는데 이번 영화를 하면서 선배님들처럼 내 연기도 잘 하면서 다른 사람도 잘 챙길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피폐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외형적으로도 피폐함을 유지했고 말을 할 수 없는 역할의 이정은도 글씨체까지 바꿀 정도로 진심을 다했다. 김혜수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를 그만두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너무 서정적이지만 강렬한 경험을 했다. 한 장면을 찍을 땐 서로 말하지 않아도 정은씨와 손잡고 계속 울었다. 그 느낌이 온전히 영화 속에 마주한 사안이기도 했고, 묘한 일치감 같은게 있었다. 이 작품으로 이정은 만난거 너무 행복했다. 큰 기회고 축복이다. 배우로는 매순간이 경이로웠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김혜수는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치유를 받았다. 이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진실되게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11월 12일 개봉.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