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박소이 문승아 어린이파워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영화 ‘담보’(강대규 감독)와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의 박스오피스 장기집권에는 어린이파워도 빼 놓을 수 없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담보’와 15일 개봉한 ‘소리도 없이’는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안착해있다. 특히 ‘담보’는 개봉한지 한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건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었지만 150만 가까운 관객수를 모으며 170만인 손익분기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소리도 없이’는 미스터리 범죄물로 매니아층의 호평을 받고 있다.

‘담보’와 ‘소리도 없이’가 잔잔하지만 꾸준하게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요인에는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이 주요 포인트다. ‘담보’ 성동일-김희원의 브로맨스, ‘소리도 없이’ 유아인-유재명의 티키타카를 통해 그야말로 보는 맛이 있는 영화다. 걸출한 성인배우들이 영화의 기둥이 된다면 그 뒤에서 받쳐주는 아역배우들의 시너지도 대단하다.

앞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에서 극중 황정민의 딸로 출연한 박소이는 깊은 눈매와 신비로운 분위기로 궁금증을 모았다. 역할상 대사도 거의 없었지만 존재감이 컸던 인물이다. 연이어 박소이는 3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담보’에서도 담보(승이) 역할로 나오며 깜찍하고 명랑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미소를 유발했다. SNS 활동을 통해 촬영 비하인드 사진이나 근황을 공개하며 랜선이모 팬들을 형성, 대세 아역 스타로 발돋움 중이다.

‘소리도 없이’ 문승아의 경우, 미스터리 범죄물이라는 장르에 잘 녹아들었다. 어린이 역할이라면 밝고 어른들에게 끌려다닌다는 선입견과 달리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이다. 영화 말미까지도 기묘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여운을 남긴다. 대부분의 장면을 함께한 유아인과 선보인 안정적인 연기 호흡 또한 인상 깊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이번 작품들을 통해 알게된 새로운 아역 배우들의 등장에 관심을 보이며 앞날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역 배우들의 역할이 성인 배우의 자녀 등으로 소비됐던 것과 달리 극의 중심 서사를 이끄는 인물 중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며 더욱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담보’의 경우에는 12세 관람가라 보호자를 대동해서 극장을 찾는 어린이 관객도 많다. 아역 배우들이 어린이 관객들과 형성하는 공감대도 큰 것으로 보인다”며 “김유정, 김새론 등이 대표됐던 것과 달리 아역 배우들도 세대교체가 일어나면서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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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