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앨리스’, ‘나의 위험한 아내’ 등 OTT 서비스(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서비스)의 투자를 받아 제작하는 프로그램 증가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비 증가와 감소하는 수익에 OTT가 지원군으로 나섰다.

최근 종영을 마친 KBS2 드라마 ‘좀비탐정’은 지상파, OTT, IPTV가 협업해 만든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KBS, 웨이브(wavve), SK브로드밴드 3사가 공동으로 제작 투자했다. 이밖에도 MBN ‘나의 위험한 아내’, SBS ‘앨리스’, 채널A ‘거짓말의 거짓말’, MBC ‘꼰대인턴’ , ‘SF9’ 도 국내 대표 OTT 웨이브(wavve)가 투자에 참여했다. 이렇듯 최근들어 OTT 서비스의 콘텐츠 제작 투자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상파 3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푹(POOQ)과 SK 텔레콤의 옥수수를 합친 대형 OTT ‘웨이브’가 양질의 국내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해외 OTT 넷플릭스만큼 공격적인 제작 투자에 나섰다.

드라마 외주제작 초기인 1990년대에는 제작사들이 방송사로부터 제작비를 받는 하청 구조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수출에 큰 성공을 거두면서 드라마 수익구조가 다양해졌다. 이제는 드라마 방영으로 얻는 1차 수익 말고도 종영후 국내외 판권 판매, PPL, 자막 등을 통합 협찬 수익 등으로 수익을 내고 제작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국내 최대 OTT 서비스 웨이브는 지난해 9월 출범하면서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에만 3000억 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700억 원 정도의 투자가 이뤄졌다. 해외 공룡 OTT 넷플릭스도 2015년부터 2020년 3분기까지 국내 드라마 제작에 약 800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 넷플릭스 측은 “드라마 제작 모든 부분을 포함해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를 발굴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웨이브 측은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면서 “OTT가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제작비 투자를 확대해 자체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OTT 서비스의 제작 투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뤄진다. 보통 지상파 드라마에 투자할 때는 TV방영권은 방송사가 가지고 온라인 VOD 독점은 OTT 서비스가 가지고 오는 형식을 취한다. 웨이브 측은 “콘텐츠 전액 투자의 경우 국내외 유통권, 온라인 VOD 독점권 등을 가져와 수익을 내고 다른 콘텐츠에 재투자한다. 다른 경우는 제작비의 50%, 30% 등 다양한 비율로 투자를 하고 수익이 발생하는 것을 나눠 갖는다. 작품 별로 투자 비율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OTT 서비스들의 제작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드라마 한 편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전 비용으로는 드라마 한 편도 제작하기 힘들다. 인건비와 제작 기간이 늘면서 제작 비용이 증가했는데, 이에 비해 수익은 줄어들어 수지타산에 안 맞는다. 특히 종편에서는 비용 문제 때문에 드라마 제작을 마음껏 할 수 없다”면서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 제작사에서 OTT 투자를 끌어오고 있다. OTT 서비스들과 협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귀띔했다.

eunjae@sportsseoul.com

사진 | 웨이브·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