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스포츠전문 방송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 본지는 ‘MBC가 내년부터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지 않는다’는 보도를 했다. 이 과정에서 통화를 한 스포츠채널 간부는 “문제는 지금부터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5년 전부터 광고상황이 어려워졌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우리 채널의 올해 광고가 1백 억 원 남짓”이라고 밝혔다.

[포토] 고척돔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0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양팀 선수들이 도열해 식전행사를 하고 있다. 2020. 11. 17.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는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 중계를 위해 우리가 내야 하는 중계권료가 약 80억 원 인데 광고수입은 100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20억 원으로 다른 스포츠 중계도 해야 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한다”고 밝혔다.MBC가 메이저리그 방송 중계를 포기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되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왜 스포츠방송사들의 광고 사정이 이토록 악화됐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2015년에 제정된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청소년 보호를 위해 ‘유해업종’으로 분류되는 주류, 대부업 등의 광고 시간을 제한했다. 평일 오전 7시~9시, 오후 1시~10시, 주말과 공휴일 낮시간에는 대부업 방송광고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모든 방송에 적용되지만 이는 스포츠채널에 직격탄이 됐다. 5년 전 약 300억원에 달했던 스포츠채널의 연간 광고액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스포츠채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3년 전에는 약 20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더더욱 상황이 악화됐다.

스포츠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캐나다에는 스포츠 전문채널이 2개 뿐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미 스포츠채널이 넘쳐난다. 거기에 EPL 등 해외에서는 유료로 봐야하는 콘텐츠들이 한국에서는 케이블채널에서 기본 수신료만 내면 시청이 가능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느날 갑자기 안방에서 즐겨오던 모든 스포츠중계가 사라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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