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눈물이 흘렀다. 1.2이닝 동안 단 두 개의 아웃카운트만을 기록하고 내려온 사사키 로키는 LA 다저스의 홈 팬들 앞에서 울었다. 마운드 위에서 무너진 감정은 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천재 투수로 불리던 일본인 우완은 미국 무대에서, 그것도 가장 냉정한 클럽 중 하나인 다저스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사사키는 30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으나 1.2이닝 만에 교체됐다.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흔들렸고, 2회에만 2개의 볼넷과 폭투를 허용하며 자신감을 잃었다. 총 61개의 공 중 절반 가까운 29개가 볼이었다.
문제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불안감이다. 지난 도쿄시리즈에서도 3이닝 5볼넷으로 불안했던 제구는 이날 더 악화됐다. LA타임스는 경기 직후 “사사키는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마이너리그 강등을 권고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아직 어린 선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며 그를 감쌌다. 그러면서도 한 문장을 덧붙였다. “하지만 프로가 되어야 한다”라고.
이 문장은 로버츠의 애정과 동시에 경고다. 다저스는 유망주에게도 냉정한 구단이다. LA타임스는 바비 밀러의 사례를 언급하며 “다저스에서 주목받지 못하면 쉽게 잊힌다”고 썼다. 2023년 유망주였던 밀러는 부진과 부상으로 1년 만에 트리플A로 밀려났고, 이제는 트레이드 카드로 거론된다.
일본 시절부터 사사키는 괴물이었다. 퍼펙트게임을 던지고, 160㎞의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졌다. 그러나 ML은 즉각적인 결과물을 요구하는 리그다. 다저스 역시 기다림보다 실적을 선호하는 팀이다.
LA타임스는 “다저스는 인스턴트 스타를 원하지 않는다. 그 자리는 꽉 차 있다”고 날 선 비난을 날렸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