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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팀에 좋은 기운이 생겼다.”
이름처럼 그야말로 ‘빛’이 난다. 울산 현대 주력 미드필더 윤빛가람(30)이 올해 국내 대회 아쉬움을 뒤로하고 카타르에서 진행중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 골 폭풍을 몰아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CL 조별리그 F조 5차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동점골과 역전골을 모두 책임지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울산은 윤빛가람의 원맨쇼 활약으로 ACL 4연승을 기록, 승점 13(4승1무)으로 3일 상하이 선화(중국)와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와 관계 없이 조 1위로 16강행을 확정했다. 올해 K리그1과 FA컵 모두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한 울산은 ACL에 출전한 K리그 팀(전북·울산·FC서울·수원 삼성) 중 유일하게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 대회에서는 K리그1 득점왕(26골) 주니오가 해결사 구실을 했다면, ACL에서는 ‘천재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히어로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카타르에서 치른 조별리그 4경기에서 4골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상하이전(3-1 승)에서도 홀로 2골을 터뜨린 그는 도쿄를 상대로도 0-1로 뒤진 전반 44분 장기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문을 가른 데 이어 후반 40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강한 슛으로 결승포를 해냈다. 윤빛가람은 ACL 득점 순위에서 이미 토너먼트까지 일정을 마친 서아시아의 압데라자크 함달라흐(알 나사르·5골)에 이어 2위다. 조별리그를 끝나지도 않은 시점인 만큼 그의 득점 기세가 더욱더 주목된다.
윤빛가람은 ACL 출전이 두 번째다. 울산이 ACL 우승을 차지했을 때인 지난 2012년 성남 소속으로 참가해 7경기(1골)를 뛴 적이 있다. 8년 만에 출전이면서 울산의 정상 탈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도쿄전 직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잘해온 경기를 생각하며 이미지트레이닝하는 게 도움이 되고 있다. 슛 기회가 나면 적극적으로 시도하라는 (김도훈) 감독의 주문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활처럼 휘는 프리킥 득점을 성공한 것에 “생각한 궤적대로 골이 됐다. 맞는 순간 좋은 느낌이 들었다”고 웃었다.
국내 대회 준우승 악몽도 잊었다고 했다. 윤빛가람은 “팀에 좋은 기운과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 대회 아쉬움에 발목 잡히면 100%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위닝 멘털리티가 생겨난다”고 베테랑답게 말했다.
최근 그의 활약에 여러 축구 팬은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8강 이란전 얘기를 한다. 당시 한국대표팀에 합류한 윤빛가람은 연장 왼발 결승포로 팀을 4강으로 이끈 적이 있다. 이번 활약을 지켜보면서 카타르 땅이 그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윤빛가람은 “당시 대표팀 일원으로 소중한 기억을 남긴 게 사실이다. 이번에도 동료와 즐겁게 준비하고 경기하니까 스스로 좋은 퍼포먼스, 결과가 따르는 것 같다”며 “ACL도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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