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안 대표는 19일 밤 문자 메시지로 서울시장으로 입장을 선회하게 된 뜻을 밝힌 데 이어 이튿날인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내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구실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4월 보궐선거 승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7부 능선을 넘는 것”이라며 “내가 앞장서서 그 7부 능선까지 다리를 놓겠다. 반드시 이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권후보 단일화 카드를 전면에 내세운 안 대표는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대선 불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국민의힘은 대체로 환영의사를 밝히면서도 안 의원 스스로 ‘야권단일후보’를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견제하는 분위기다.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야권 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경쟁해주길 기대한다’고 적었고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야권분열로 민주당에 승리를 헌납했던 과오를 되풀이 않고 단일한 대오로 나서주신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야권의 ‘빅2’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출마에 무게를 두고 발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 의원은 “흥미로운 전개”라고 짧게 논평했다. 그는 지난달 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에 대한 회고록을 출간하며 북콘서트를 계획했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잠정 연기한 뒤 각종 언론과 SNS를 통해 대여 비판 메시지에 주력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관련 공판 등 추이를 지켜본 뒤 늦어도 연초에는 활동의 기지개를 켜리란 전망이다.

오 전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의 보선 참여가 야권 단결의 시발점이 돼 정권 탈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히면서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대통합과 단결의 큰 밑그림이 마련되어 나갈 것’이라며 단일화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오 전 시장은 대내외적으로 대선 출마 뜻을 고수하고 있으나 사석에서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주변에서 여러 권유가 나오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은 무례하고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착각은 자유라지만 대체 누가 자신을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줬다는 건지 안쓰럽기만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의당도 야당이다. 안 대표가 보수 야당 단일후보를 하든 말든 정의당과는 무관하지만 정의당은 가치와 정책이 다른 정당과 선거연대를 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두고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꼼수라는 반응이 나왔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권 단일화를 하자며 먼저 꼬리를 내린 약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겠나. 출마선언이 아니라 불출마 선언 같다. 완주를 못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비꼬았다. 서울시당 보궐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의원도 “끊임없이 말을 바꾸고 선거마다 출마하는 정치인”이라면서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 다음 대선에 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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