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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이시영(39)이 복서, 유튜버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까지 매 순간 도전을 이어가며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고있다.
2012년 복싱으로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선발되면서 이목을 끌었던 이시영은 이후 드라마와 예능에서 강인한 이미지와 액션 연기로 사랑받아왔다. 2019년 영화 ‘언니’로 액션 장르에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 생존예능 tvN ‘나는 살아있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시영에겐 ‘액션 특화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배우에게는 부담스러울 만도 하지만 이시영은 “오히려 예전에는 그런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이미지가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며 “액션연기를 좋아할뿐더러 운동도 좋아해서 제가 좋아하는걸 발전시키고 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더 좋은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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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시영의 강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에서 십분 발휘됐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극중 이시영이 괴물과의 사투에서 선보이는 맨몸 액션은 남다른 카리스마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이시영은 캐릭터를 위해 6개월 간 혹독하게 운동했고, 체지방을 8%까지 감량하며 근육을 완성했다. 노출 액션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는 이시영은 “시간을 오래 두고 준비했다. 벌크업을 해야해서 많이 먹어야 했는데 쉽지는 않았다. 기존에 했던 운동 양보다 많이 한 건 사실이다. 괴물과 맞서 싸우려면 그 정도의 몸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여자여서가 아닌 엄마로서의 감정을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많은 이들은 이시영의 액션과 근육에 주목하지만, 정작 서이경을 연기한 이시영이 주목한 건 ‘모성애’였다. 서이경은 임신한 상태에서 약혼자를 잃은 인물이다. 디스토피아 속에서도 배 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는 어쩌면 괴물이 된 현수(송강 분)나 전직 살인청부업자인 상욱(이진욱 분)보다도 강인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이시영은 “외로운 와중에 아이를 가지면서 평생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직업에 몸바쳐온 사람이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마음에 이기적으로 되는 부분도 있다. 엄마로서 많은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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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역시 지난 2018년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졌다. 인터뷰 중에도 이시영은 모성애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그는 “극중 이경이 역시 아이를 지키기 위한 사랑 때문에 괴물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 모성애는 욕망이 아닌 본능이고 사랑이지 않나”라며 “지켜야할 사람이 있다는 건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강해지기도 하는 거 같다. ‘스위트홈’과 같은 극한의 상황이 상상은 잘 안가지만 엄마라는 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저 역시도 본능적인 몸부림과 상황판단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시영은 시즌2가 제작된다면 이경이 시즌1 마지막에 군인이 된 이유와 남편의 생사, 아이가 어떻게 되는지 같은 이야기가 더 전개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즌1이 끝나며 궁금했던 점은 임신한 상태로 시즌1이 끝나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궁금했다. 또 이 아이가 태어난다면 과연 인간의 모습일지, 괴물화로 된 아이일지도 궁금했고 괴물인채로 태어난다면 또 새로운 이야기 펼쳐지지 않을까에 대해 혼자 상상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