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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애런 브룩스가 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인터뷰를 하던 도중 직접 제작한 팔찌를 보여주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올해는 조언도 좀 할 생각입니다.”

KIA 애런 브룩스(31)가 돌아왔다. 올해는 원투펀치가 아닌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탓에 실질적으로 1선발 중책을 맡았다. 다니엘 멩덴이 입단했지만 KBO리그 적응기를 거쳐야 한다. 브룩스의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브룩스는 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야외에서 하는 첫 훈련이라 동료들과 함께 캐치볼도 하고 러닝도 하는 등 시종 밝은 표정으로 훈련했다. 이의리 등 신인 투수들이 불펜피칭을 할 때에는 일부러 불펜에 들어와서 지켜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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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애런 브룩스가 지난 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팀 훈련에 합류해 캐치볼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지난해 9월 가족의 교통사고 탓에 급히 미국으로 돌아간지 5개월 만에 돌아왔다. 그는 “가족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구단과 선수단, 팬들께서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당연히 KIA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올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시즌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히 개인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유지한 브룩스는 “시즌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단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지난해 주장 양현종이 착안한 해시태그(#WWMB36)와 KIA 선전을 바라는 문구(KIA FIGHTING)를 새긴 팔찌를 특별제작해 선수단에 선물했다.

어느덧 팀 선발 투수 중 최선참이 됐다. 그는 “고영창과 홍상삼 ‘형’을 제외하면 내가 최선참이더라. 멩덴에게도 ‘한국은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가 철저한 편이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조언도 많이 해주고, KBO리그는 형들의 힘이 센 재미있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잘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얘기해줬다”며 웃었다. 그는 “원래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올해는 후배들에게 이런 저런 조언도 많이 해주고, 마운드 위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노하우 등도 잘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조 리더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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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애런 브룩스(왼쪽)와 다니엘 멩덴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이미 질문공세가 시작됐다. 브룩스는 “메이저리그도 이렇게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지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올해 KIA는 맷 윌리엄스 감독의 엄명에 따라 기술훈련 시작 시기를 최대한 늦췄다. 공을 던지고 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지만, 참아야 한다. 브룩스는 “지난해 시즌을 치르다가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져 모두가 고생했다. 코칭스태프에서는 아마도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라고 주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목표는 시즌 20승이었다. 승리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최대한 건강하게, 선발 투수로서 역할을 충실히하는 게 올해 목표다. 더불어 평균자책점과 이닝당출루허용율(WHIP) 등 내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도 꾸준히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할 마음의 준비를 마친 브룩스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