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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시즌 11~12호 도움을 기록하고, 팀이 터뜨린 4골에 모두 이바지하는 ‘불꽃 활약’을 펼쳤지만, 팀은 수비진 붕괴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주저앉았다.
손흥민은 11일 오전 5시1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구디슨 파크에서 킥오프한 2020~2021시즌 FA컵 5라운드(16강) 에버턴과 원정 경기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해 4골에 기여했으나, 토트넘은 연장 승부 끝에 4-5로 졌다. 전,후반 정규시간 90분을 4-4로 맞선 뒤 연장 전반 7분 에버턴 베르나르도에게 결승포를 허용했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이날 손흥민을 원톱에 둔 뒤 2선에 스티븐 베르바인~루카스 모우라~에릭 라멜라를 배치했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탕귀 은돔벨레가 짝을 이뤘고 포백은 벤 데이비스~다빈손 산체스~토비 알데르베이럴트~맷 도허티가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변함 없이 휴고 요리스가 꼈다.
손흥민은 킥오프 4분 만에 선제골을 끌어냈다. 코너킥 키커로 나선 그가 문전으로 차 올린 공을 센터백 산체스가 공격에 가담해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11호 도움(EPL 6도움). 지난달 26일 위컴 원더러스(2부)와 FA컵 4라운드에서 10호 도움을 해냈던 손흥민은 다시 FA컵 무대에서 공격 포인트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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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에 나선 에버턴은 전반 19분 간판 골잡이 도미닉 칼버트-르윈에 왼쪽 크로스 때 넘어지며 슛을 시도했으나 토트넘 수비 맞고 굴절됐다. 7분 뒤엔 손흥민이 도허티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때린 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전반 31분에도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슛을 시도했는데 수비 몸 맞고 흘렀다.
토트넘 공세에도 에버턴은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전반 36분 칼버트-르윈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2분 뒤 길비 시귀르드손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역전골까지 터뜨리며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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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토트넘은 크게 흔들렸다. 전반 43분엔 호이비에르가 칼버트-르윈의 돌파 과정에서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까지 허용했다. 에버턴은 시귀르드손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가운데로 차 넣으면서 세 번째 골까지 해냈다. 7분 사이 3골을 허용하면서 위기에 빠진 토트넘이다.
구세주는 손흥민이었다. 전반 추가 시간 라멜라가 손흥민과 원투 패스를 시도했는데, 손흥민이 예리한 패스로 라멜라의 만회골을 도왔다. 애초 손흥민의 도움으로 기록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에버턴 수비수 예리 미나 몸에 살짝 맞고 굴절됐다고 여겨 손흥민의 도움으로는 인정되지 않았다.
추격에 나선 무리뉴 감독은 후반 7분 베르바인 대신 해리 케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변수도 발생했다. 에버턴의 칼버트-르윈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셰이무스 콜먼이 교체로 투입됐다.
토트넘은 후반 11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예리한 왼발 크로스로 또 한 번 힘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이어진 코너킥 기회에서 다시 득점에 기여했다. 그가 오른발로 차 올린 공을 알데르베이럴트가 헤딩으로 연결했다. 에버턴 골키퍼가 쳐냈는데, 산체스가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특급 도우미같은 손흥민의 활약에도 토트넘은 좀처럼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후반 23분 다시 실점했다. 시귀르드손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들어 왼발로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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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어둠이 드리웠던 후반 막판. 토트넘을 다시 깨운 건 역시 손흥민이었다.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들어 왼발 크로스한 공을 케인이 헤딩 동점골로 연결했다. 이번에도 손흥민의 정교한 크로스가 돋보였다. 기어코 시즌 12호 도움을 수확했다.
결국, 토트넘은 손흥민의 고군분투로 패배를 늪에서 벗어나면서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하지만 ‘자동문 수비’는 여전했다. 연장 전반 7분 에버턴 시구르드손의 왼발 침투 패스 때 문전을 파고든 베르나르도를 놓쳤다. 베르나르도는 침착하게 왼발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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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감독은 라멜라 대신 카를로스 비니시우스, 도허티 대신 무사 시소코를 연달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에버턴의 압박에 가로막혀 더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연장 후반 9분 케인의 오른발 프리킥은 에버턴 수비 벽에 막혔고, 종료 직전 다시 케인이 문전에서 회심의 헤딩 슛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토트넘은 사흘 뒤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내심 주력 선수를 아끼면서 FA컵 8강행을 그렸다. 하지만 손흥민, 케인을 모두 활용하면서도 연장 승부를 벌였고 결과도 얻지 못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됐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