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그때 그 발언,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대표팀이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설욕을 노리는 가운데, 일본 현지 언론이 이른바 ‘오타니 고의사구 파문’의 중심에 섰던 고우석(27)의 출전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매체 히가시 스포웹은 28일 “몇 년 전 고의사구 물의를 빚었던 고우석이 내년 3월에 개최되는 WBC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국가대표팀은 해외파 선수가 사이판 훈련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합류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실제 대표팀은 내년 1월 사이판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다만 해외파 선수들의 1차 캠프 승선 가능성은 미지수다. 김하성(애틀랜타)을 비롯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 송성문(샌디에이고) 등이 핵심 전력으로 꼽히고 있지만, 29인 명단에 들지 못했다. 컨디션 조율도 관건인 데다, 각 소속 구단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까닭이다.
매체는 “현재 고우석은 무소속 신분이다. 그러나 해외파로 분류된다”며 “본인 의지만 있다면 합류에 별다른 제약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호재”라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이 유독 고우석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건의 발단은 무려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우석이 2023년 WBC 개최를 앞두고 참여한 한 인터뷰에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겨냥해 “던질 곳이 없으면 아프지 않은 곳에 맞히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게 화근이었다. 농담조였으나, 부정적인 의미로 읽히면서 현지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했다.
아쉽게도 오타니와 맞대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본대회 직전 오릭스와 평가전에서 목 부상을 입은 탓이다. 고우석은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오르는 불운을 겪고야 말았다. 매체는 “메이저리그(ML)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강속구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짚으며 “한국 대표팀에 충분히 도움이 될 선수다. 그가 3년 전 굴욕을 만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2017년 LG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우석은 1군에서 통산 354경기에서 19승26패6홀드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의 호성적을 거뒀다. 2023년 LG의 통합 우승을 이끈 뒤 ML로 진출했지만, 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마이애미, 디트로이트 총 3개의 팀에서 자리 잡지 못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근 LG행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미국 잔류를 선택했다.
여러모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고우석이 과연 WBC 최종 명단에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