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소장>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스포츠서울] 점점 집을 찾아 외곽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땅이나 전원주택 매입을 상당히 빠르게 구체화시켜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땅과 전원주택 시장에서는 여전히 공인중개사의 구실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지역 특색이 강하고 그 지역 안에서도 좋은 땅과 아닌 땅의 정보는 지역사람이 아니면 알기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의 전문성은 겉으로 보이는 나이나 경력과 다른 문제다. 공인중개사의 전문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시점에서 기존 정보와 새로운 정보들을 얼마나 빠르게 습득하고 잘 파악하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지역의 크기 그리고 공급과 수요에 따라 공인중개사의 활동범위가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전문적인 공인중개사라면 본인의 활동범위 내에 있는 부동산 정보와 시세, 개발내용들은 모두 훑고 있어야 한다. 물론 낯선 동네의 땅과 전원주택을 찾는 손님의 입장에선 어떻게 기준을 잡고 어떤 것부터 물어봐야 하는지 막연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스스로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몇 가지 질문을 통해 내 큰 자산을 맡길 수 있을 만한 공인중개사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 해당 지역을 잘 파악하고 있는가

부동산 2~3곳만 가봐도 그 중 정말 전문성 있는 부동산이 있다면 설명의 차이를 확 느낄 수 있다. 단순히 자신이 확보하고 있는 부동산 매물을 소개할 때 이런 좋은 부동산 매물은 찾기 힘들다며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중개사가 있는 반면 왜 이 부동산 매물이 희소하고 좋은지를 처음부터 설명해주는 중개사가 있다. 또 지역 거래의 통계도 수시로 찾아보고 한 지역 내에서도 어느 동네가 최근 더 인기가 좋은지 설명해주며 전문성은 물론 거래하는 과정에서 안정감을 주는 중개사가 있다. 지엽적인 것까지 파악하고 있는 중개사가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 단순 부동산 매물 소개 외에 다른 지식도 함께 곁들이고 있가

복잡하고 자주 변동되는 부동산 세법에 세무사들도 포기하는 분들이 생기고 있는 와중에 간혹 세무사 수준의 세법 내용을 물어보면 필자 역시 당황할 때가 있다. 또 건축법이나 건축, 토목 시공 실무에 대한 질문을 할 때도 전문가 수준의 답변을 요구하는 손님이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중개사이거나 업력은 비교적 모자라지만 열심히 공부해 전문성을 갖춘 중개사라면 중개 업무에 맞는 실무 지식정도는 갖추고 있다. 또 그래야만 모든 부동산의 원단이 되는 땅의 거래에 있어 중개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손님이 땅을 사서 일반음식점으로 활용하고자 했는데 일반음식점이 불가능한 용도지역의 땅을 소개시켜준다면 큰 중개사고가 발생한다. 건축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도로와 배수로 상황 등 몇 가지는 간단하게라도 파악해야 하지만 이를 모르고 계약중개를 했다가 사고나는 경우가 상당하다. 물론 이런 경우는 중개사의 과실이 막중해 어느 정도 보험과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개사고는 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땅이나 전원주택을 다루는 중개사라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 만큼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토목, 시공실무 그리고 세법 지식도 갖춰 간단한 설명을 해준 후 협업하는 전문가들을 소개해줄 수 있어야 한다.

◇ 정말 좋은 매물을 확보하고 그 땅에 대한 이해가 완벽히 돼있는가

이 부분은 중개사로서의 능력과 전문성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이다. 위에 소개한 내용들도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 공인중개사의 가장 중요한 구실은 매도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좋은 금액을 받고 팔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매수자에게는 좋은 매물을 잘 확보하고 있다가 좋은 금액에 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중개 상황에서 거래 대상 부동산과 매수자의 니즈에 대한 이해가 완벽히 갖춰져 있어야 한다. 큰 거래에 있어 이같은 서비스는 공인중개사의 가장 큰 구실이며 모든 가계 자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거래에서 안전 장치가 된다.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전화를 하고 1~2곳 정도만 방문을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물론 공인중개사가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고객들 또한 자신들이 원하는 땅이나 주택의 기준을 명확히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득 이 글을 쓰다 삼국지에서 관우와 명의 화타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관우는 팔에 독이 퍼져 화타에게 치료를 받은 뒤 오랜만에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며 화타를 명의라고 치켜세웠지만 반대로 화타는 관우가 치료를 잘 할 수 있도록 협조해줬기에 가능했다며 그를 명환자라 일컬었다. 부동산 중개 또한 공인중개사가 먼저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만 특히 개성이 많이 들어가는 땅과 전원주택의 경우 고객 또한 기준이 잘 세워져 있는 전문 고객이 돼야 원하는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