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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을 뜻하는 ‘동학개미’들의 2월 순매수가 지난달에 비해 6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주춤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의 자금출처인 개인 신용대출 증가세도 크게 줄어들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13거래일 동안 개인은 코스피 5조2073억원, 코스닥 5931억원 등 총 5조8004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59.3% 줄어든 액수다. 1월 첫 거래일부터 13거래일까지 개인 순매수는 코스피 12조4719억원, 코스닥 1조7656억원 등 총 14조2375억원이었다. 지난 1월 한 달간 개인 순매수는 코스피 22조3338억원, 코스닥 3조5165억원 등 역대 최대인 총 25조8549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개인 순매수 규모는 ‘동학개미 운동’ 이전인 지난해 2월(6조341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일 거래대금도 줄어들었다. 그간 매일 20조원을 넘었던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10조원대로 내려갔다. 지난 16일 16조8461억원까지 줄었다가 19일에는 다시 19조4294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한 지난달 11일(44조444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투자자 예탁금도 마찬가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12일 사상 최대치인 74조4559억원을 기록한 이후 한 달 새 약 8조원가량 감소했다. 설 연휴 직전인 이달 10일엔 63조8262억원까지 줄었다가 18일 기준 66조915억원까지 소폭 반등했다. 지난달 11일 장중에 3266.23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19일 기준 3107.62에 머물렀다.

증시가 주춤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도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4173억원으로 지난달 29일(135조2263억원)에 비해 191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달이 아직 열흘 가량 남아있지만 지난달 한 달간 신용대출 잔액이 1조5791억원 불어났던 것과 비하면 신용대출의 가파른 증가세가 이달 들어 크게 감소한 것이다.

‘동학개미 빚투’의 최후 수혜자는 증권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국내 57개 증권사가 지난해 개인들의 신용융자거래로 번 이자는 997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7473억원)보다 33.4%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치는 8485억원(2018년)이었다.

2018년 하루 평균 11조1205억원이었던 증권사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2019년 9조6787억원으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말 19조45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달 신용융자 잔고는 사상 처음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증권사별 이자수입은 미래에셋대우 1515억원, 키움증권 1479억원, 삼성증권 1409억원, NH투자증권 1241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거래에 따른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입은 5조66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2조7173억원)보다 108.4% 증가한 규모다. 해외주식 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입도 5446억원에 달하며 2019년(1634억원)보다 233.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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