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한화 이성열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제공|한화

[대전=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눈·비만 아니면 추워도 괜찮다. 우리가 날씨를 생각할 위치가 아니지 않나?”

한화 이성열(37)은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다. 지난시즌 79경기에서 8홈런 타율 0.203으로 커리어 로우를 기록했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는 2군으로 강등. 오랜 시간을 서산에서 보내야했다. 고참급에 속하는 이성열을 “서산에 있으면서 머리가 굉장히 복잡했다. 2군 생활은 젊었을 때 해야한다. 나이들어서 2군에 가면 안된다. 사람 살아가는 게 참 빡빡하더라”는 말로 당시 복잡했던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지난해 힘겨웠던 시간을 보낸만큼, 올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이성열은 “모든 것은 생각의 차이”라며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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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이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대전|최민우기자 miru0424@sportsseoul.com

2021 한화 스프링캠프 일정표를 보면 간단명료하다. 그렇지만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의 얼굴을 보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훈련시간만 보면 상당히 오랫동안 훈련하기 때문이다. 이성열 역시 마찬가지다. 피곤한 안색에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로 피로가 쌓였지만, 눈빛만큼은 누구보다 강렬하다. 야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이성열은 “충분히 해야하는 스케줄이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고 할수 있다. 생각의 차이다. 마음가짐을 달리 한다면 짧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길다고 느낄 수 있다. 나는 괜찮다”며 강도 높은 훈련도 감수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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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 제공|한화

국내에서 치르는 만큼 날씨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겨울추위는 야외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에게는 악조건이다. 특히 올해는 북극발 한파로 인해 어느 때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이성열은 날씨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외 전지 훈련을 나가도 훈련에 지장을 주는 요인은 많다. 미국은 시차적응, 일본은 비가 자주 오는데, 실내 야구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훈련을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국내는 그런 문제가 없다. 눈·비만 아니면 추워도 괜찮다. 날씨를 받아들이는 것도 생각의 차이다. 우리가 날씨를 생각할 위치가 아니다”며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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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이 타격 훈련 중이다. 제공|한화

이성열이 ‘생각의 차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지난해 최하위로 떨어진 팀 성적을 꼽았다. 이성열은 “우리가 우승 팀이면 몸이 다치지 않게 훈련하는 게 맞다. 그러나 우린 그런 위치가 아니다. 물론 부상을 당하면 안되지만, 선수들이 개개인의 실력을 향상시키려면 더 노력해야한다. 팀에 젊은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더욱 발전해야한다”며 선수단에게 경종을 울렸다.

최하위 팀의 불명예, 커리어 로우 등 팀과 개인 성적 부진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수모를 갚고 싶은 이성열이다. 그는 “항상 야구장에서 한발 더 뛰어야한다”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