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포스터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영화 ‘미나리’와 홍상수 감독의 쾌거는 침체된 영화계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최근 1년사이 국내.외 영화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루거나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선회하며 또 다른 활로를 찾았다. 그런가운데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휩쓸며 전 세계 78관왕을 기록해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는 ‘미나리’의 등장은 관객들을 극장가로 조금씩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6일 전국 극장 관객수는 하루동안 22만명(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기준)까지 뛰었다. 일일 관객수가 2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111일 만이다.

한인 2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미국 이민자 사회에선 미국에 처음으로 뿌리를 내린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가족애로 묶어주는 감동적인 영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은퇴자 단체 전미은퇴자협회(AARP)는 ‘미나리’를 매해 선정해온 어른을 위한 영화 중 하나로 꼽으며 최우수 세대통합상을 안겼다. 관계자들은 “수상 뿐 아니라 영화가 주는 메시지 그리고 배우들 역시 영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는 까닭에 또 다른 희망이 되고있다”고 설명했다.

인트로덕션 포스터

홍상수 김민희1

이와함께 지난 5일 폐막한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25번째 장편 ‘인트로덕션’ 역시 극장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고, 지난해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데 이은 홍 감독 영화의 세 번째 은곰상 수상이다.

다만,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와의 불륜이 국내 활동에선 큰 걸림돌로 작용해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측근은 “이러한 상황을 처음부터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세간의 시선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작품의 소식이 침체된 영화계를 완벽히 복구하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모여 또 다른 희망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만큼 지치지 않는 원동력을 주는 것임은 분명하다.

한 영화관계자는 “지금 전세계 영화계는 또 다른 시험대에 빠진 것 같다. 어느덧 OTT가 더이상 이질적인 것이 아닌 대중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세상이다. 결국엔 좋은 콘텐츠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불변의 법칙과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인 것 같다”며 “그런가운데 빛을 본 ‘미나리’와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있기에 한국영화는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대를 품는다”고 내다봤다.

whice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