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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사진| 정다워기자 we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축구선수 기성용(FC서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후배 D씨가 "기성용 측 변호사가 악의적으로 (녹취 파일을) 왜곡 편집했다"고 주장했다.


D씨는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19일 배포한 육성 증언에서 최근 기성용 측 변호사가 공개한 통화 파일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기성용 선수 측은 나에게 여러 루트를 통해 집요한 회유와 압박을 가했다"며 "심하게 불안감과 두려운 마음을 느껴서 잠시나마 '기성용 선수 측이 원하는 대로 사건을 없는 것으로 해줄까?'라는 바보 같은 마음을 가졌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박 변호사와 상의했고, 그 결과 진실을 밝히는 것이 저를 위한 것 뿐만이 아니라 한국 스포츠계의 악습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D씨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17일 기성용의 법률대리인 송상엽 변호사가 D씨와 기성용의 후배인 E씨 간 통화의 일부를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통화는 지난달 24일 사건 폭로 직후에 이뤄졌다.


이 파일에서 D씨는 기성용의 회유와 협박이 없었고 박 변호사가 자신의 확인과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임의로 폭로를 진행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이는 기성용 측의 회유와 압박에 마음이 흔들려 말했다는 게 D씨의 주장이다. D씨는 "기성용의 변호사는 그 과정에서 제가 E씨와 나눈 대화의 앞뒤를 잘라내고 악의적으로 편집해 내가 박 변호사에게 휘둘려 끌려다니고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나에 대한 심각한 인격 모독"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변호사가 나를 대리해 언론에 배포한 모든 보도자료와 녹취파일은 모두 나의 의사에 따라, 나의 동의 하에 배포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기성용의 초등학교 축구부 후배인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박 변호사를 통해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이들이 기성용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내용상 A선수가 기성용이란 걸 짐작할 수 있었고 기성용은 경기 후 인터뷰를 자처해 해당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양측의 공방은 지난 16일 MBC 'PD수첩'-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편에서 기성용의 성폭행 의혹을 다루면서 다시 거세졌다.


한편 기성용 측은 늦어도 오는 26일까지 C씨와 D씨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다. 폭로자 측은 기성용이 먼저 민·형사상 소송을 하면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