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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그게 어때서(김상식)”, “그러면 재미없지(홍명보).”
시즌 첫 ‘현대가 더비’에서 격돌한 김상식 전북 현대,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특정 팀의 독주 체제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한국 축구 최상위 리그인 K리그1은 전북이 장기간 ‘1강’으로 군림하며 지난해까지 리그 최초 4연패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선두로 뻗어 나가며 5연패를 향하고 있다. 이날 현대가 더비는 리그 1~2위간의 맞대결이었다. 경기 전까지 전북이 승점 26, 울산이 승점 20을 마크했다. 전북이 이기면 승점 9 차이로 벌어져 다시 독주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이를 두고 팬의 반응은 엇갈린다. “우승 경쟁이 초반에 싱겁게 끝나면 리그 보는 재미가 없다”는 것과 “강한 팀이 꾸준히 잘하는 건 리그의 참 경쟁력”이라는 견해로 나뉜다.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1라운드 ‘현대가 더비’를 앞두고 만난 김상식 전북 감독은 이에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근 우리 팀이 독주를 하나, 이전에 다른 팀이 우승했을 땐 K리그가 크게 흥행했느냐”고 반문했다. 또 과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주름잡은 타이거 우즈를 빗대 설명했다. 김 감독은 “한때 골프에서 타이거 우즈가 항상 우승했고, 그가 우승을 꾸준히 함으로써 골프에 더 재미를 느낀 이들이 많다”며 “(전북이) 4연패, 5연패를 이뤄나가면서 K리그 팬은 물론 관심이 없던 팬도 ‘왜 저 팀이 잘할까?’, ‘비결이 무엇일까?’ 등 공통으로 관심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1강’으로 불리며 각종 대회 우승을 차지, 리그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팬 몰이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로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도전자’ 울산의 수장인 홍 감독은 다른 견해를 내놨다. 그는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다. 한 팀이 독주하는 건 아무래도 리그에 대한 흥미 요소가 줄어드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그는 부임 전에도 K리그1 ‘전북 천하’ 현상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위해서는 경쟁 체제로 가야 하고 그래야 활성화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전북의 독주 현상 자체를 비판하는 건 아니었다. 홍 감독은 “독주하는 건 팀이 좋기 때문 아니냐. 다른 팀이 많이 노력해서 좁혀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가 사령탑은 장외설전을 벌인 뒤 부임 이후 첫 맞대결을 벌였으나 소득 없이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전북이 승점 27, 울산이 승점 21로 6점 차 간격을 유지한 가운데 1~2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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