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아내 멀린다와 이혼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의 배경이 알려졌다. 빌은 3년 전 측근의 성폭력 사실을 비밀리에 해결하려다 아내 멀린다와 충돌했고, 여성 직원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비롯한 복수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워싱턴주 커클랜드에서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던 한 여성이 빌과 멀린다 부부에게 편지를 보내 이들의 측근인 마이클 라슨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여성이 언급한 라슨은 빌 게이츠의 자산을 30년 가까이 관리한 직원으로 현재도 그가 직접 설립한 투자업체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당 여성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따라 게이츠 부부에게 편지를 통해 상황 해결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빌 게이츠 측근들의 전언에 따르면 해당 여성의 문제를 비밀리에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멀린다는 외부 기관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때문에 둘은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문제 해결을 요청한 여성은 문제를 제기한 이듬해인 지난 2018년 비공해 합의로 금전 보상을 받았다. 멀린다는 이때 변호사를 고용하 사안을 검토하고 직장 내 문화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라슨은 조사 진행 당시 출근하지 않았다가 다시 직장으로 복귀했다.


앞서 빌 게이츠는 27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멀린다와 갈라서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혼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그가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이어가자 멀린다가 크게 분노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나왔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숱한 성범죄를 저질렀다가 2019년 8월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부를 지켜본 여러 사람은 빌 게이츠가 이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종종 부적절한 행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가 MS나 이 부부가 세운 자선단체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했으며, 부부가 함께 참석한 재단 회의에서 간혹 멀린다를 무시하기도 했다는 것.


또한 NYT는 또 다른 두 소식통을 인용, 빌 게이츠가 2006년 MS에서 한 여성 직원의 보고를 받은 뒤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내 저녁을 먹자고 했다고도 전했다. 당시 그는 이메일에서 "만약 불편하면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썼으며 이 여성은 결국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에서 일했던 또 다른 여성도 유사한 경험을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2007∼2008년 빌 게이츠가 재단을 대표해 뉴욕시로 이동하던 중 칵테일파티를 열고 자신에게 "너랑 만나고 싶다. 나랑 저녁 먹겠느냐"고 속삭였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불편함을 느꼈으나 웃어넘기며 대답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한편 빌 게이츠 대변인은 "부부의 이혼 사유 등에 대한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보도돼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엡스타인과의 만남과 재단에 대한 이야기들은 부정확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멀린다를 무시했다는 것은 거짓이다. 둘의 이혼을 둘러싼 유언비어와 추측이 갈수록 괴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urin@sportsseoul.com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