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스포츠서울] 토지와 전원주택 거래들을 지켜보며 필자는 많은 고민을 해왔다. 거래량이 적어지는 시점에도 시장에 나오면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도 바로 팔리는 주택이 있고, 반대로 아무리 가격을 낮추고 낮춰도 팔리지 않다가 몇 년에 걸려 겨우 파는 주택도 있다. 팔기 힘들다는 전원주택과 잘 팔리는 전원주택들의 기준들을 살펴보자.

◇가격대비 가치

경제적으로 접근했을 때 꼭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시장에 나온 모든 상품들은 가치대비 가격으로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기서 많은 건축주들이 실수하는 게 그 가치는 시장에서 평가받는 객관적인 것이지 자신이 내린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파트를 포함한 모든 건축물의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근본은 토지의 가치다. 교통 환경, 주변 편의시설과 토지로의 접근성 같은 주변 환경과의 관계부터 그 공간이 주는 안락함이나 조망권 등 고유의 기운이라는 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조망권이나 안락함에 대한 것은 주관적인 것으로 명확한 가치를 내리기는 어렵다. 주관적인 가치가 아닌 객관적으로 봐도 좋은 가치들을 포함한 토지나 전원주택이라면 그때부터 부동산 가격의 주도권은 파는 사람이 갖게 된다.

◇시기와 유행

부동산에도 유행이 있고 선호하는 주택 유형도 조금씩 달라졌다. 십여년 전만해도 모든 주택의 기본은 철근콘크리트 주택이었다. 그러다 목조주택의 단열성이나 시공비와 시공기간 등이 주목 받으면서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하지만 목조 특성상 내구성이 부족한 점, 기온에 따라 뒤틀림이 조금씩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으며 다시 철근콘크리트 주택으로 많이 넘어오는 추세다. 마니아 층이 꾸준히 있는 조적조 주택이나 경량철골(이하 스틸하우스) 주택 등도 있다.

◇설계와 건축

따라서 건축과 설계 역시 유행시점에 잘 타거나 혹은 유행을 타지 않는 정형화 되고 실용적인 패턴의 집을 설계하고 지어야 한다. 전원주택을 지으며 나만의 로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만 선호하는 특수한 설계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유행을 타지 않는 전원주택은 1층을 넓게 짓고 2층은 부수적인 공간으로 두는 게 활동하기에도 좋고 난방비도 아낄 수 있어 실용적이다.

◇스토리 텔링

지나친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담는 것은 판매할 때의 입자에서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전원주택을 사는 이들은 금방 질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내 손길로 지은 만큼 굉장히 애착감을 갖는 분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 알아주지 않는 고급자재나 손 때묻은 애착감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안타깝지만 너무 의식하지 않고 그곳에 비중을 둬 가격을 높이지 않아야 한다.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손해보고 팔았다는 의식을 강하게 갖게 된다.

정리하자면 토지나 전원주택을 매입할 때 추후 잘 팔고자 하는 환금성까지 고려한다면 큰 틀에서는 주변환경 변화에 대한 인지를 명확히 하면 좋다. 그에 따라 환경이 좋아지면 집이 감가상각되더라도 추후에 값을 더 받고 팔 수 있다. 작은 틀에서는 전원주택을 찾거나 직접 짓게 되더라도 꼭 실용성을 겸비해야 매도할 때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사실 살기에 편하고 설계적으로나 단열 등 실용성만 잘 갖춰도 주택을 지을 때 인건비나 자재비가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잘 지어진 과거의 주택을 찾는 경우도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