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스포츠서울] 필자는 전원주택 혹은 전원주택을 짓기 위한 토지를 사는 많은 이들을 만나 상담을 해왔다. 자연스럽게 전원생활에 대한 얘기들도 접하게 된다.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장점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이것 때문에 선택을 잘 못했다”고 입을 모으는 요소들이 있다.

◇ 잔디 혹은 텃밭과 과실수

전원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로망은 내 앞마당의 넓은 잔디와 직접 가꾼 텃밭, 거기서 더 나아가 직접 키운 과실수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전원주택의 재미를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요소들은 어느 정도 기준을 잡아야 한다. 잔디나 텃밭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바로 ‘힘든 노동력’이다. 땀 흘리며 잔디나 텃밭을 가꾸는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예쁘긴 한데…, 좋긴 한데…”로 변하고 만다.

잔디는 실질적인 관리를 생각하면 자갈 혹은 데크와 혼용해 그 범위를 작게 하고 마당의 모양 낸다는 생각으로 깔아도 나쁘지 않다. 텃밭 역시 3평 이하로만 해도 4명 가족 기준으로도 충분하다. 과실수의 경우에는 꼭 해보고 싶다면 한두 그루 정도만 심어 1년 이상 체험해보고 늘리는 것이 좋다.

◇ 역세권과 편의시설

역세권을 찾는 것은 전원생활이 아닌 단독주택 정도 생활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운전하기 힘든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편의성과 자연친화적인 교외의 주택을 찾는 것이 맞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미 도시생활에서도 운전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운전대를 잡는 순간 3분거리나 10분 거리의 차이는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역세권 토지나 전원주택을 찾는 다면 마음 편하기 위해 시작한 전원생활에서 소음과의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편의시설 역시 비슷한 개념이다. 실제로 역세권이나 편의시설이 가까운 사람들이 집을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단독주택 생활의 불만족이 아니라 소음이나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는 듯한 기분 때문이다. 전원생활에서 자연친화적이면서 어느 정도의 고요함과 프라이버시 그리고 맑은 공기와 함께 어두움에서 보이는 별빛이 진짜 전원생활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 특수한 설계 혹은 비싼 자재들

아파트를 포함해 주택이나 상가시설 등의 부동산 거래를 할 때도 “내가 이걸 설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자재를 썼고…”하는 얘기와 함께 시설권리금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지만 막상 시장에서는 인정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원주택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설계할 때나 지을 때는 로망에 사로잡혀 나만의 집을 짓겠다는 생각으로 집이 특수해지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기능상의 큰 차이는 없지만 단지 미관상 비싼 자재들을 쓴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정성과 비용을 들였더라도 실용성을 가진 것 외에 대부분은 내 만족에서 끝난다. 이것에 대한 보상을 모두 받으려 하면 환금성이 떨어진다. 이런 포인트들은 잘 고려해서 내가 꼭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지 훗날 집의 금액을 올리는 요소로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 3층 이상의 주택

단독주택에서 3층까지 올리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다. 공간을 더 넓게 쓰고 싶은 마음 그리고 조망을 더 살리고 싶은 마음이다. 3층 주택은 사실 일반적인 전원주택에선 드문 편이고 타운하우스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많이 보인다. 그러나 타운하우스의 많은 건축주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오래 살면 살수록 3층은 올라가지도 않는다고 한다. 3층까지 올라가고 내려오면 숨이 차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다. 공간을 넓게 쓰고 싶다면 1층과 2층의 면적을 좀 더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고 조망권을 살리고 싶다면 토목 과정에서 먼저 신경 쓰는 것이 더 좋다.

물론 이런 요소들이 누군가에게는 큰 장점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매입 전이라면 이 요소들에 대해 생활하면서 느낀 사람들의 경험담을 한 번 듣고 가는 것은 꽤 유용할 것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