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 방탄소년단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오로지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 모든 건 기적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기지 않겠다.”(리더 RM)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1 AMA’를 뒤흔들었다.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AMA)’에서 대상을 포함한 3관왕, 4연속 수상이란 새 역사를 쓰게 됐다. 특히 한국인 가수는 물론 아시아 아티스트가 AMA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이들은 2013년 데뷔 이후 8년 만에 최고 영예를 누리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영상으로 참여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현지에서 펼쳐지는 시상식에 참석했다. 방탄소년단은 본 시상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토타임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현지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들과 만났다. 떠나갈 듯한 함성 세례를 받은 멤버들은 오랜만의 팬들과의 만남에 환한 표정과 손인사로 화답했다. 제이홉은 레드카펫에서 “오늘 밤 퍼포먼스는 아주 멋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그리웠다”고 말했고, 정국은 “이 공기가 그리웠다”고 벅찬 심경을 전했다. 리더 RM은 “마스크 없이 대면으로 만나고 있는 이 상황이 어색하다. 공기, 함성, 진짜 사람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비롯해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 ‘페이보릿 팝송(Favorite Pop Song)’ 등 총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전 부문 수상이란 쾌거를 이뤘다.

2018년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Favorite Social Artist)’로 ‘AMA’ 첫 상을 거머쥔 방탄소년단은 2019년에는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와 ‘팝/록 장르(Pop/Rock) 페이보릿 듀오/그룹’, ‘투어 오브 더 이어(Tour of the Year)’ 등 3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안았고, 2020년에는 ‘팝/록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페이보릿 팝송’과 ‘AMA’의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부문에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받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올해의 아티스트’ 상은 세계적인 팝스타들만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최고 음악상으로 꼽히며, 아시아 가수가 이 부문에 지명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테일러 스위프트, 더 위켄드, 올리비아 로드리고까지 총 여섯 아티스트가 후보에 올라 경쟁했으나 트로피는 방탄소년단에게 주어졌다.

ama 방탄소년단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RM은 “이렇게 놀라운 아티스트들과 무대에 함께 오를 수 있단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며 “4년 전 이 무대에서 ‘DNA’를 처음을 펼쳤는데 흥분되면서도 긴장됐다. 이후 긴 여정을 펼쳐왔지만 그 누구도 우리가 이 상을 받게 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미 여러분 만큼은 상상할 수 있었다”고 회상하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슈가는 “4년 전 이곳에서 데뷔 무대를 했는데, 이런 큰 상까지 받게 될 줄 몰랐다 다 아미 덕분이다”라고, 정국은 “음악으로 행복을 드리고 싶었다 이 상은 우리가 열게 될 챕터의 시작이다”라며 활발한 2022년 활동을 예고해 팬들의 큰 환호를 얻었다.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수상 후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아미가 곧 우리의 우주다”라고 팬들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RM은 “한국에서 온 작은 보이밴드이기 때문에 이 상의 의미가 큰 거 같다”며 “오로지 음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페이보릿 팝송’ 트로피도 방탄소년단이 들었다. 후보자가 발표되고 수상자 발표를 앞둔 현장의 관객석에선 “BTS!”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이어졌고, 팬들의 기대대로 방탄소년단이 호명됐다. 지민은 “땡큐 아미, 땡큐 AMA!”를 외쳤고, 정국은 “이 노래는 정말 스페셜한 앨범이다. 모두가 버터처럼 부드럽게 느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RM은 “올해 ‘버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어려운 시기지만 모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르 주고 싶었는데 이 상은 많은 이들에게 이 노래가 와닿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ma 방탄소년단

퍼모머로 참석한 방탄소년단의 무대들 역시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탄소년단은 밴드 콜드플레이와 함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강렬한 록사운드의 도입부부터 시선을 사로잡은 방탄소년단은 티셔츠와 청바지 등 록스타를 연상케 하는 보헤미안 스타일로 무대에 올라 크리스 마틴과 함께 열창했다. 형광 팔찌를 두른 스탠딩석의 관객들은 방탄소년단을 향해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방탄소년단과 크리스 마틴은 돌출무대를 누비며 손을 흔드는 관객들 한명 한명과 호흡했다. 멤버들은 여유 넘치는 라이브와 무대 매너로 ‘2021 AMA’를 순식간에 단독 콘서트 현장으로 만들었다.

앞서 미국의 인기 여성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과 함께 ‘버터’ 무대도 꾸밀 예정이었으나 메건 더 스탤리언 측 사정으로 불발됐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방탄소년단 7명의 멤버들은 히트곡 ‘버터’로 유쾌함으로 꽉 찬 무대를 선사하며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버터’의 시그니처 색인 노란색 의상으로 맞춰 입고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은 파워풀한 근무와 노련미 가득한 무대 매너로 세계적인 시상식 무대를 노랗게 물들였다.

한편, ‘AMA’는 1974년 시작된 미국의 권위 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2021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 5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고 ‘AMA’에서도 4년 연속 수상의 쾌거를 이룩했다.

이제 다음 시선은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오는 23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지 가요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