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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안산=정다워기자] 결국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삼성화재는 6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 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2-25 23-25 25-21 31-29 9-15)로 패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승점 1을 얻었다. 1~2세트를 내줬지만 3~4세트를 잡아내는 근성 있는 경기를 했다. 삼성화재는 36점으로 OK금융그룹, 현대캐피탈, 한국전력과 승점이 같은 최하위에 자리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4일 김인혁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들었다. 경기 전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마음이 참 힘들다. 잠을 못 잤다”라면서 “그래도 선수들에게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경기를 해내야 한다. 우리 선수들도 잘 이겨낼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경기는 경기답게 집중하자고 했다”라면서 당장 눈 앞의 경기를 잘 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 전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 선수들, 그리고 관중은 고 김인혁을 애도하며 묵념을 했다. 고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근조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삼성화재는 1~2세트를 내리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다. 승점도 얻지 못하고 패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3세트부터 집중력을 회복했다. 특히 러셀이 69.23%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9득점을 책임졌고, 센터 한상길이 블로킹 2득점을 포함해 6득점을 분담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4세트 집중력도 좋았다. 세트 막판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는 중요한 순간에 삼성화재는 러셀의 백어택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고, 레오의 공격 범실로 승리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치열한 싸움에서 기어이 승리하는 모습이었다.
삼성화재는 5세트 초반 차지환에게 3연속 서브를 허용하며 어렵게 세트를 시작했다. 결국 초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승점 1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패하긴 했지만 어수선한 상황에서 끝까지 싸우는 집념이 돋보인 경기였다.
경기 전, 그리고 도중에도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던 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국 눈물을 쏟았다. 고 감독은 “인혁이는 제가 데리고 온 선수다. 우리 팀이 지난 시즌 많은 변화를 주면서 필요해서 데려왔다. 면담도 하고 개인적으로 소주도 한 잔 했던 친구다. 하지만 부상도 있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지금 당장 못 뛰어서 그렇지 언제든 한 자리에서 뛰었을 선수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 것 같다. 마음이 아프다.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제가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 인혁이가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장례를 잘 마무리하겠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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