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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푸른 눈’의 태극전사. 아일린 프리쉐(30·경기도청)가 부상 악몽을 딛고 마지막 질주에 나선다.
프리쉐는 7일 오후 8시50분(이하 한국시간) 옌칭 국립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싱글 런 1,2차 시기에 출전한다. 그가 어떠한 결과를 얻든, 프리쉐의 질주는 한국 루지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전망이다.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프리쉐는 대한루지경기연맹의 제안을 받아들여 4년 전 평창 대회를 앞두고 2016년 귀화를 선택했다. ‘개최국 흥행’이라는 화두 때문에 당시 주요 종목에 여러 귀화 선수가 등장했다. 그러나 대부분 귀화 선수는 평창 대회 직후 고국으로 돌아갔다. 프리쉐는 달랐다. 귀화 이후 한국 루지 선수로 지난 6년간 진정성을 다해 뛰었다.
그러다가 선수 생명 최대 위기도 경험했다. 지난 2019년 2월 열린 2018~2019시즌 월드컵 8차 대회에서 썰매가 트랙 벽과 충돌하며 뒤집어졌다. 프리쉐는 양 손뼈와 허리뼈, 꼬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치료는 물론 정신적으로 회복하는 데 장시간이 걸렸다.
초심으로 돌아봤다. 프리쉐는 한때 은퇴했으나 자신에게 기회를 준 한국을 대표해서 다시 한번 썰매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2020~2021시즌 중 트랙에 복귀했고, 2021~2022시즌을 무난히 소화하며 베이징행 티켓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여전히 손, 꼬리뼈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게다가 이번 대회 실전을 앞두고 지난 3일 열린 연습 주행 1, 2차 시기에서 또다시 벽과 충돌했다. 당시 왼손을 다쳐 붕대까지 감을 정도로 사고 트라우마를 다시 부를 법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프리쉐 스스로 더는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프리쉐는 당시 공동취재구역에서 연합뉴스 등 현장 취재진을 통해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니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베이징을 선수 커리어 마지막 무대라고 강조했다. 메달 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2의 인생을 살게해 준 한국을 위해 최선의 레이스를 다짐한 것이다. 여전히 어설프지만 취재진 질문에 한국어로 대답하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손톱에 새긴 태극기 네일아트가 그의 진정성을 대변한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