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의 캡틴 이용규
키움의 주장 이용규가 10일 오후 전남 고흥 거금야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고흥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흥=김동영 기자] 힘든 시간을 보낸 후 키움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캡틴’에도 뽑혔다. 베테랑 이용규(37) 이야기다. 빼어난 2021시즌을 보냈으나 만족도, 방심도 없다. 이용규는 ‘마지막’을 말했다.

2020시즌 후 한화에서 방출됐던 이용규는 키움에 입단하며 커리어를 이어갔다. 2021년 ‘대박’이 터졌다. 133경기, 타율 0.296, 1홈런 43타점 88득점 17도루, OPS 0.765를 작성했다. 키움의 ‘돌격대장’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2022년 보상을 받았다. 1억원에서 4억원으로 연봉이 껑충 뛰었다. 주장도 맡게 됐다. 완전히 키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적응도 완벽하다. 이정후가 “선배님은 원래 우리 팀 있던 선수 같다”며 놀라움을 드러냈을 정도다.

좋은 2021년을 보냈기에 2022년 느슨해질 법도 하다. 그러나 이용규는 그런 것이 없다. 11일 고흥 거금야구장에서 만난 이용규는 “나는 똑같은 마음으로 뛴다. 작년에 잘했다고, 올해 주장이 됐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기량이 처지면 다른 선수에게 내 자리를 내줘야 한다. 타격과 수비, 주루 등 모든 부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를 오래 했지만, 이제는 1년, 1년이 마지막이다. 그런 마음으로 뛴다. 부담 갖지 않고, 즐겁게 하려고 한다. 솔직히 잘 안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 야구를 팬들께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내 야구를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개인 성적도 성적이지만, 캡틴이 됐기에 팀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도 해야 한다. 이용규는 “주장이라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본다. 고참으로서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다. 코치진과 가교 역할도 잘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짚었다.

이어 “사실 내가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다. 조언을 해주는 것도 좋지만, 코치님들께서 계신다. 내가 나서서 무언가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대신 후배들이 물어보면 언제든 답을 해줄 것이다. 나는 기다리는 입장이다.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용규는 “개인적인 목표는, 내 기록보다는 팀 우승이다. 꼭 우승을 하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원없이 은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베테랑의 간절한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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