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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마이웨이’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박종환 前 축구감독의 충격적인 근황이 공개됐다.
13일 방송한 TV조선 예능 ‘스타다큐-마이웨이’에서는 히딩크 감독 이전 대한민국에 첫 4강 신화를 안긴 한국 축구의 전설인 박종환 감독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올해 87세인 박 감독은 3년 전까지도 감독으로 활약하며 현역으로 활동했다. 매일 루틴으로 대중 목욕탕을 찾는다고 말한 그는 “오랫동안 지도자 활동을 했기 때문에 후회는없다. 후배들을 보면 굉장히 흐뭇한 생각이 든다. 편안한 마음으로 후배들 하는 거 구경하고 대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상체 운동을 안해서 3kg 정도가 빠졌다. 하루에 최소 20분은 꼭 걸으려고 한다”고 건강을 위해 노력한다고도 했다.
박 감독의 집 공용 옷걸이에 여자 옷이 걸려 있었다. 박 감독은 “처음부터 이 지역에 와서 살 생각은 없었다”면서 ‘생활은 다른 분의 도움 받고 있는것 아닌가’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혼자 사니까 얹혀사는 것이다”라며 6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빈자리를 느끼는 모습이었다.
보호자인 상담사는 “감독님과 인연을 맺은 지 2년 반 정도 됐다. 지인에게 감독님이 좀 많이 힘들어하신다고 들어서 상담이 필요하시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며 “감독님이 누구인지 잘 몰랐는데 유명한 축구감독이셨더라.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하신다는 얘기에 빨리 만나서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분을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이 없을까 싶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며 박 감독과의 인연을 전했다.
박 감독은 “친한 지인 7~8명에게 돈을 빌려줬다.몇 천만원이 아냐 있는거 다 줬는데 못 받았다. 한 푼도 못 받고 얼굴도 못 보는 신세”라며 “독촉하지 않았다. 알아서 언제든 가져오길 믿고 기다리지만 비참한 게 한이다”며 털어놓았다.
특히 전국을 돌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막말로 혼자 눈물까지 흘린 적도 있었다. 비참하게 생각하면 그런데 그걸 잊어버려야 한다. 돈은 없지만 자존심은 있어 누구에게 신세지고 싶진 않았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국가에서 지원되는 돈은 없냐고 하자 박 감독은 “노령연금 30만원, 아들이 주는 용돈 30만원으로 한달 60만원이 생활비”라며 “다들 화려한 줄 알지만 사는 게 엉망이다. 속으로 후회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우울증과 불안감으로 더욱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인 그는 “나이가 많으니 친구는 별로 없는데 제자들이 많다. 내가 먼저 제자들에게 전화하기 힘들다”며 “의리와 정 때문에 사는데 그게 무너질 때 상상할 수 없이 힘들다, 배신감과 섭섭한 게 심하게 어지럼증까지 오게된다, 마음의 상처가 크다”며 고백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편 ‘마이웨이’는 독특한 인생들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 | TV조선 ‘스타다큐-마이웨이’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