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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유소년 축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유소년 축구 클럽 팀식스는 최근 몇 년 사이 프로 산하 15세 이하(U-15) 유스팀에 선수를 보내는 팀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20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선수를 보냈고 지난해에는 FC안양 유스팀에 입단시켰다. 올해에도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 인천, 수원FC 등 K리그1 소속 프로 산하 유스팀에 입학하는 선수를 배출했다. 수원이나 포항, 인천 등은 K리그에서도 유스 명문으로 꼽히는 팀들이라는 점에서 팀식스는 유소년 축구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팀식스는 2006년 분당에서 시작한 클럽으로 축구뿐 아니라 농구, 수영 등 다양한 종목을 운영하고 있다. 수내와 서현, 미금, 목감 등 여러 지점에서 운동하는 총 회원 수는 4000명에 달한다. 그 중에서는 축구는 클럽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다. 직업 선수를 꿈꾸는 7~12세 엘리트 유망주가 150~200명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자원이 많은 만큼 성과도 좋다. 지난해 경기도꿈나무 축구대회, 꿈자람페스티벌 왕중왕전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팀식스 축구팀을 이끄는 인물은 박정호(36) 감독이다. 경희고, 한남대를 졸업해 부산교통공사 등에서 뛴 박 감독은 다섯 번의 발목 수술 끝에 은퇴한 후 2014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바닥에서부터 어린 유망주들을 지도한 끝에 지금은 초등학교 축구계에서 인정받는 지도자로 성장했다.
박 감독은 “은퇴 후 우연히 이 팀에서 일하게 됐다. 해보니 적성에 잘 맞았다”라면서 “오랜 기간 일해보니 나름의 철학이 생겼다. 유소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능력 향상이다. 성적보다 발전을 지향한다. 더불어 정신적인 부분도 가르쳐야 한다. 축구는 단체운동이다. 개인만 생각하는 선수가 되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다. 더불어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 경험은 선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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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게 한다. 여러 면에서 저보다 나은 선수를 배출하는 게 지도자로서 꿈”이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유소년팀 감독은 특수한 포지션이다. 선수를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평가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선수는 물론이고 부모에게도 평가를 받는다. 박 감독은 “제가 감독으로서 선수를 평가하는 것도 있지만 결국 똑같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어린 선수들뿐 아니라 부모와도 신뢰가 없으면 유소년팀 감독을 하기 어렵다”라면서 “그래서 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는 편이다. 몸으로 시범을 보여줘야 해서 신체 능력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 아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이야기한다. 그렇게 신뢰가 쌓여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축구에만 ‘올인’하는 방향은 지양한다. 박 감독은 “모든 일에는 정답이 없다. 부모에게도 강조한다. 선수마다 길이 다르다. 축구에 모든 것을 걸지 않도록 처음부터 방향을 제시한다. 그래서 5~6학년만 선수 육성반을 운영한다. 주 4회만 운동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일반 학원도 가게 한다. 1~4학년은 준엘리트식으로 주 3회만 훈련한다. 공부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그럼에도 프로 산하 유스팀에 가는 선수들을 배출했다. 이제 중학교 팀들에서 우리 팀을 찾아와 스카우트 하려고 한다. 분당에서는 우리 팀에 아이를 보내려는 부모가 많다. 입소문이 난 덕이다. 이제 정착한 만큼 제 방식에 확신이 생겼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박 감독의 바람은 팀식스를 더 유명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싶다. 언젠가 우리 선수가 프로팀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15세, 18세 이하 팀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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