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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기자] SSG 잠수함 부대에 신형 잠수함이 진수했다. 구위를 직접 본 관계자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SSG 랜더스의 1호이자 마지막 1차 지명 선수인 고졸(인천고) 신인 윤태현(19)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12일 간 프로 캠프를 경험한 뒤 자신이 활약해야 할 1군 무대의 맛을 보기 위해 깜짝 합류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고교 때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은데다 낮게 제구하는 투수라는 얘기를 들었다. 기본적으로 볼을 갖고 놀 수 있는 기량은 있다고 보고 1군 선수들과 훈련을 시켜보기 위해 합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윤태현은 올해 1군 캠프에 합류한 유일한 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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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투수인 윤태현은 1군 캠프 첫날 곧바로 불펜에 들어섰다. 고교 선배인 이재원과 호흡을 맞춰 35개를 던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두루 던졌다. 최고구속은 142㎞까지 측정됐다. 최경철 배터리코치는 “체인지업 각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전체적으로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잔뜩 힘이 들어가 원하는 곳에 뿌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지난달 신인 선수 훈련 때 조웅천 코치에게서 체인지업을 전수 받았는데 벌써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투심 형태로 그립을 잡고 튕기듯 던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투구를 하지 않을 때도 혼자 감각을 익히기 위해 꾸준히 던져봤는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습득력도 빠르고,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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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을 최대 라이벌로 꼽은 윤태현은 “1군에서 자리 잡는 게 첫 번째 목표인데, 이를 달성하면 선발 10승과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것이 목표”라고 신인 다운 패기를 과시했다. 윤태현이 국가대표로 선발되려면 우선 동기생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올해 각 팀 1차지명자 가운데 한화 문동주, KIA 김도영 등이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윤태현은 “(문)동주의 볼 스피드는 내가 따라갈 수 없다”면서도 “제구나 변화구 구사능력 등은 내가 한 수 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도영에 대해서도 “두 번 맞대결 했는데, 투수 땅볼, 유격수 땅볼로 다 내가 이겼다”며 웃었다. 자신 있다는 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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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현은 “TV에서 보던 선배님들을 실제로 보니 너무 떨렸다. 강화에서 ‘1군에 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들떴는데, (첫 불펜에서) 생각했던 것만큼 크게 떨리지는 않았다. 힘이 들어가서 밸런스가 흐트러지기는 했지만 내 리듬과 템포는 잘 유지했다”고 말했다. ‘인사 잘하고, 대답 크게하자’는 각오로 캠프에 합류한 윤태현은 “볼 회전수와 무브먼트가 내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에 잠수함 투수들이 많아 선배들의 모든 것을 빼앗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종훈을 필두로 박민호 신재영 이채호 장지훈 등 다양한 유형의 잠수함 투수를 보유한 SSG가 윤태현의 가세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