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유족이 제출한 2016년과 2018년, 올해 내가 지인들과 나눈 카톡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검증기관에 제출했다. 결과적으로 2016년과 2018년의 인물은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김수현이 이른바 ‘눈물의 기자회견’에서 밝힌 폭로 내용이다. 고(故) 김새론의 유족이 유튜브채널에 제보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였다.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2016년부터 김수현과 교제한 근거로 제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교묘하게 왜곡되고 편집된 ‘가짜’라는 주장이다.
김수현은 “고인과의 관계를 왜곡해 허위 증언과 조작된 자료가 유포되고 있다”며 오열했다. “내가 한 일은 한 일이고, 하지 않은 일은 하지 않은 것”이라며 “법정에서 제대로 가리자”고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디지털기기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할 수 있느냐는 게 쟁점으로 떠올랐다. ‘카톡 감정’은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활용해 메시지 작성 시점, 작성자, 편집 여부 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대중에게는 생소한 개념일뿐더러 법적 효력 여부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법조 관계자는 “해당 감정 기관이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했는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대중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감정 방식과 결과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변호사는 “원본 대화 내용이 아닌 재편집된 내용으로 감정했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법조계에서는 김수현의 주장 역시 ‘100% 신뢰할 수 없다’는 인상이 강하다.
카톡 감정을 진행한 트루바움은 1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저자식별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검증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은 아니”라면서 “김수현 법률대리인에게 제공한 자료를 참고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법정싸움을 시작한 탓에 트루바움측의 설명이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저자식별’은 특정 텍스트 작성자를 언어적 패턴을 통해 식별하는 분석 기법으로 해외에서는 오랜 학술적 전통을 가진 기술이라는 게 트루바움측의 주장이다. 셰익스피어의 위작을 감정할 때 활용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디지털 메시지를 분석하거나, 편집되거나 재가공된 메시지까지 ‘저자식별’이 가능한지는 알려진 게 없다. 디지털 채팅 앱 특성상 개인의 고유한 언어 사용습관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원본이 아니고서는 패턴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수현과 고인의 유족 간 폭로전의 핵심은 ‘팩트’다. 법정에서 가리기로 한 이상, 불필요한 억측과 해석은 팩트를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 서로 ‘억울하다’고 외치는 형국이지만, 진실이 가려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지루한 싸움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도움이 될지 여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사건은 승자없는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